고난의 때를 넘는 견고한 돌보심
오정현 | DMI | 260쪽
"나를 괴롭히는 악인이 있다고 칩시다. 우리는 과연 그 사람을 비난할 자격이 있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합니다. 비록 억울한 일을 당했다 할지라도 그 사람에 대한 심판을 우리가 해선 안 됩니다. 언젠가 거룩하신 하나님이 대신 심판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거룩한 두려움을 갖고 하나님 앞에서 사랑과 존중으로 살아가면 됩니다."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베드로전서 설교집 <고난의 때를 넘는 견고한 돌보심(DMI)>을 펴냈다. 오 목사는 "지난 30여년의 사역을 돌아보면, 의식하거나 때로 의식하지 못했을 때조차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걸까?'라는 질문은 제 목회 방향을 세우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 왔다"고 한다.
그는 베드로전서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서신서임을 밝힌다. "현재 우리 삶이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대부분의 신자들은 베드로가 보낸 편지를 받고 눈물 흘렸을 당시 그리스도인들처럼 '불 같은 시험'을 겪고 있는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신자들이 당한 고통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베드로전서는 신약에서 고난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은 성경입니다. 베드로전서는 지금 우리가 당하는 고난이 설사 불 같은 시험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충분히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음을 선언하는, 모든 신앙인의 권리장전입니다."
목회자로서 하나님 말씀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고, 그래서 더 의연하고 본을 보여야 하지만 나약한 인간이기에 지치고 고통 가운데 신음한다고 고백한다. "그럴 때마다 제게 힘이 되는 것은 변치 않는 주님의 산 소망입니다. 부활의 능력을 통해 새로운 생명에 접붙여 주시고,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않는 유업을 주시고, 고통 가운데 정제하여 주셔서 주님을 닮아가게 만드시니 기쁨과 소망이 넘칩니다. 그러하기에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앞으로 계속 전진할 수 있습니다."
'영적 하루살이론(論)'도 주장한다. "진짜 그리스도인은 광야에서 매일의 만나를 먹고 산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루치의 은혜를 먹으며 살아가는 영적 하루살이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적 하루살이의 은혜에 눈을 뜨면 '하루하루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 제 삶에서 이 하루살이의 은혜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이, 특히 지금 고통의 강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의 돌보심 안에서 영적 하루살이의 은혜를 경험하면서 살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고난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촉구도 잊지 않았다. "그리스도인이 고난을 바라보는 시각, 즉 고난관은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합니다. 세상에서의 고난은 삶의 기준이 달라지고 전환점이 되는 기회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고난은 우리에게 자명종과 같습니다. 하나님 앞에 다시는 우리 영혼을 깨우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에 짓눌려 희미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난의 시간은 은총의 바람이 부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앞에 고난이 있다면 주님을 향해 영혼의 닻을 올려야 할 시간이라고 믿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