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법원이 9.11 기념 박물관에 위치한 십자가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판결했다. 이에 원고측인 무신론자 단체는 항소했고,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 ACLJ)는 해당 단체를 향해 “문자 그대로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CLJ의 제이 세클로우(Jay Sekulow) 자문대표는 “지방법원의 이번 결정은 전체적으로 적합하고 합법적이었다. 특히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9.11 기념 박물관에 놓인 십가가의 실제적·역사적 역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종교적인 주제를 지닌 작품이나 혹은 예술적·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작품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에서 전시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우리는 항소법원 역시 이에 대한 법적인 도전을 기각한 지방법원의 결정을 확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욕시 소재 ‘국립 9.11 기념 박물관’에 전시된 ‘크로스 메모리얼(The Cross Memorial)’은,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 발생 후 많은 이들에게 정신적인 상징물이 됐다.
미국의 무신론단체인 ‘미국 무신론자(American Atheists)’들은 지난 2012년 “박물관에 십자가를 설치한 것은 불법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미국 지방법원의 데보라 배츠(Deborah Batts) 판사는 “이 조형물이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십자가는 다른 세속적인 조형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물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목적은 9.11을 둘러싼 역사를 말해주기 위한 것이고, 이 십자가는 그 역사의 일부분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신론 단체는 “십자가 조형물이 ‘죽은 자들을 기리려는 비기독교인들’을 소외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십자가는 국립 9.11 기념 박물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킨다. 또한 17피트의 높은 기독교 십자가는 기념관 내에서 가장 큰 조형물이다. 이 십자가는 다른 모든 종교적인 대상들을 압도한다”고 주장했다.
ACLJ는 이에 대해 “미국 대법원 판례는 십자가와 같은 전시물을 허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교설립금지 조항에도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역사를 아는 것이 종교를 세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4년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이 박물관은 사진, 기념품, 2대의 소방차, 앰뷸런스, 세계무역센터 건물 일부분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