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6일)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에서는 특별한 예배가 드려졌다. 미국장로교에서 유래돼 1936년부터 시작된 세계성찬주일예배에 동참한 것. 미국 장로교는 세계성찬주일 '평화를 이루기 위한 헌금'을 모아,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리했던 것처럼 도움이 필요한 형제와 자매들을 돕는 구제헌금으로 사용한다.
교회는 이를 위해 해비타트 공동창설자이자 난민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는 주빌리 파트너스 돈 모슬리 대표를 초청해 '평화, 화합, 일치'를 주제로 예배를 드렸다.
전 교인이 한 자리에 모인 이날 예배는 개회찬송, 고백과 감사, 사도신경, 용서의 선언, 영광송, 평화의 인사, 중보기도, 성경봉독, 설교, 봉헌, 성만찬,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중 성경봉독은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베트남어 등 5개 언어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1970년대 가난한 흑인들이 백인 농부들의 닭장만도 못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고 헤비타트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는 돈 모슬리 대표는 "폭력을 이기는 방법이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처럼 어둠이 어둠을 몰아낼 수 없으면 빛 만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다. 또 미움이 미움을 몰아낼 수 없으면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몰아낼 수 있다. 사랑에는 폭력보다 강한 힘이 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평화와 화합, 일치를 이루는 한 길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예배를 마친 후 가진 돈 모슬리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떤 인연으로 중앙장로교회를 방문하게 됐는지?
"한병철 목사와 지난 5월 아틀란타한인교회에서 열렸던 평화컨퍼런스에서 처음 만나 오늘 세계성만찬주일에 초청 받았다. 애틀랜타 지역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한인 교회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주빌리 파트너'에는 사역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1997년 아내와 두 아이, 두 가정과 함께 조지아 동북쪽에 설립한 '주빌리 파트너'는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을 기반으로 신실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지금까지 30개국이상의 나라에서 5천명 이상의 난민들이 거쳐갔다.
주빌리 파트너에 거주하는 스태프들은 어른이 22명, 아이들이 10명 정도이고 단기간으로 오가는 자원봉사자들은 10명 가량, 방문객은 매년 1,000~2,000명 가량이다. 중심 사역은 난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하고 평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격려하고 동참하는 일을 한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곳을 거쳐간 난민들이 고향 대신 이곳을 찾아와 함께 기뻐하며 만찬을 나눌 때 가장 감격스럽다. 그 중에는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 사는 이들도 꽤 있다. 아내 캐롤린과 나는 처음부터 이들을 모두 봐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5천명이 넘는 가족들이 있는 샘이다. 빌 게이츠나 그 어떤 부자도 부럽지 않다.
또 처음 난민들을 맞아 들일 때, 공항에서 큰 플랜카드를 들고 기다리는데 자신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서있는 우리를 보면 감격하고 눈물을 흘리곤 한다. 이들은 난민으로 수 년간 쫓기며, 어디서도 환영 받지 못했는데 낯선 땅에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 감사하다."
'주빌리 파트너'가 일반 난민촌이나 비영리기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난민들을 받아들여서 삶의 제반 사항과 영어를 교육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주빌리 파트너'는 난민들이 떠나온 난민캠프와 미국에서의 난민촌 가령, 조지아 클락스톤의 중간 역할을 한다. 조지아 외곽, 코머 시 250에이커에 이르는 아름다운 대지에 위치한 '주빌리 파트너'에서 난민들은 두 달 동안 휴식과 안식, 평화를 누리고 자연으로부터 오는 치유를 받는다. 이게 굉장히 크다."
메트로 애틀랜타에 한인사회가 계속 발전하는 추세인데, 한인들의 발걸음이나 관심은 어떤가?
"아쉬운 점은 한인들은 아직 '주빌리 공동체'를 잘 모르는 것이다. 주일에 함께 예배 드리는 한인 가족이 있지만, 직접적인 방문이나 봉사는 거의 없었다. 간혹 있었다고 해도 내가 늘 이곳에 붙어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누가 오고 갔는지 모를 수도 있다(웃음).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인 사회나 교회들에게 이런 공동체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