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젊은 작가들의 후원자 실비아 비치 여사
우리와 가까운 메릴랜드 볼티모어 출신, 특히 아버지가 목회자였던 비치 여사는 1920년대 초에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당시의 가난한 젊은 작가들을 돕는다. 당시 '세익스피어 & 컴퍼니'라는 서점을 만들어서 가난한 작가들에게 책을 대여하고 일종의 문학 살롱을 만들어서 작가들이 맘껏 책을 쓰고 책을 읽도록 아낌없이 후원했다. 이 때, 이곳에서 책을 보며 책을 토론하고 저술했던 사람들이 당대와 세계 문학계의 거장들이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좁은문]으로 유명한 앙드레 지드, [황무지] 시로 유명한 T.S.엘리어트, [율리시즈]의 저자 제임스 조이스, [노인과 바다] 등의 작가 헤밍웨이, 20세기의 최고 시인 중의 하나인 에즈라 파운드 등 모두가 이곳 살롱 출신이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인물들이다. 특히 그녀가 유명한 것은 바로 제임스 조이스의 출세작이자 영문학 최고로 여겨지는 [율리시즈]를 출판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심은 바로 그녀가 당시 소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고 여겼던 시대의 젊고 유망한, 그러나 가난했던 작가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도 이국 땅 파리에 머물면서, 대부분이 조국을 떠나 파리에 머물던 작가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애정, 물질적인 후원을 포기하기 않았다. 아낌없는 섬김과 후원의 모습이다.
우리 시대의 영적 실비아 비치를 기다리며
우리는 우리 시대에도 이런 영적인 면에서 '실비아 비치'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길 기도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는 또 다른 영적인 '잃어버린 세대'를 살고 있다. 하나님과 순전한 복음을 상실한 이 시대를 살아간다. 이러한 시대에 순전한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다음 세대의 목회자와 평신도 리더들에게 격려와 후원이 절실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 연구원은 '거의 무료에 가까운 등록금으로' 주위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섬기고 있고 그렇게 하려고 한다. 물론 교회나 가정적으로 여유있는 교회가 있지만, 많은 교회 현실이 매우 경제적으로 힘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매학기를 준비할 때마다, 심각한 고민 중에 빠진다. 과연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목회자들을 위해서, 한학기를 50불로 유지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인상해야 할 것인가? 이 등록금으로 한 학기의 공개발표회 강사비, 특히 최고의 외부 강사 초빙 비용을 비롯한 한 학기 비용은 결산하면 적지 않은 마이너스이다.
어떤 사람들은 등록비를 올리지 말라고 한다. 우리도 그런 말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어려운 이민 목회 중에서 재정적인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연구원은 거의 무료에 가까운 수강료를 받아왔다. 어떤 사람은 당연히 올려야 연구원의 유지비나 강사비는 차치하고, 한 학기, 특히 공개발표회 같은데 필요한 재정과 강사진들의 기본적 연구 도서비와 운영비를 최소한 유지할 수 있고, 결국은 연구원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는 그저 아낌없이 섬기려는 마음으로 이 연구원을 시작했다. 어떤 면에선 실비아 비치의 '세익스피어와 컴퍼니'같은 마음으로.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평생 그렇게 할 것이다. 물론 운영 중에 때론 재정과 강의실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아쉬움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성실하신 하나님의 격려 때문에 힘을 얻는다. 그래도 우리 연구원에 오신 목회자분들과 성도님들은, 오늘같이 복음이 혼탁해진 세상 가운데서도 순수 복음을 위해 '거룩한 몸부림'을 치는, 어려운 이민 목회 가운데서도, 좀더 건강하고 성경적인 목회를 경주하는 귀한 분들인 것을, 그리고 이런 귀한 분들을 섬기는 것 자체가 너무도 감격적인 것이라고 주님께선 위로하신다. 무엇보다도 이 시대엔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한국과 미주 교회에게, 무엇보다도 순수한 복음과 목회를 경주할 순수한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절실한 시대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어려운 경제적인 현실 가운데, 우리 연구원의 멤버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무엇보다도 이런 귀한 분들을 섬기게 하신 신실하시고 놀라우신 하나님을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이런 우리 연구원의 실정을 이해하고, 하나님과 순수 복음을 상실한 오늘날의 포스트모던 시대에, 순전한 복음을 위해 경주하는 우리 멤버들과 다음 세대의 목회자와 성도들을 격려해 줄, 이들이 목회와 신학의 균형 가운데 우리 시대와 다음 시대를 책임지는 위대한 리더들로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후원해 줄, 그런 '우리 시대의 영적 실비아 비치'를 기다린다. 간절히 기다린다. 물질적인 아낌없는 후원과 함께, 여러 가지를 후원해 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영적인 페이트론은 없을까? 과연 이것은 미국이나 영국, 구라파적인 사람들만 가능할까? Absolutely Not! 우리는 우리 한국 사람들,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 중에서도 이젠 많이 성숙해서, 실비아 비치같은, 아니 더욱 위대한 사람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