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회장 김영선 박사)는 14일 오후 서울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제105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구자용 박사(총신대)는 '욥기가 말하는 신정론에 대한 성서신학적 고찰'을 제목으로 발표, 관심을 모았다.
구 박사는 "고난의 출처와 악의 근원에 대해 질문하는 '신정론'의 문제는 다신교적 종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고난과 악의 출처는 이미 악한 귀신들과 정령들 등에 귀속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믿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도대체 악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구 박사는 "구약 안에서도 신정론의 문제는 다양한 곳에서 논의되지만, 특별히 구약의 지혜문학서에 속하는 욥기에서는 '행위-화복' 등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며 "욥과 그의 친구들은 '왜 선한 사람에게도 고난이 닥치는가'에 대해 격렬히 토론하지만, 그 결론은 쉽사리 도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데 이들의 이 끝없는 대화는 욥기 자체가 지니고 있는 교묘한 구성 속에서 조용히 그 해결점을 도출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리고 그 결론은 매우 분명하게 주어진다. 이것이 욥기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후 구 박사는 욥기 전체의 내용을 자세히 분석한 뒤, "욥기의 전체적 구성은 신정론 논의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틀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이 틀 구조 속에는 신정론에 대한 해답이 암시되어 있기도 하다"며 "광범위한 시적 대화 부분은 욥과 친구들의 대화 속에서 매우 정직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며, 고난당하는 의인이 전능자 앞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을 제시한다. 그것은 비록 올바른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그 문제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공통적인 생각들의 집합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끝없이 이어지는 논의의 명쾌한 해답과 결론은 전체적인 구성의 곳곳에 이미 암시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언설과 그 이후 욥의 마지막 고백인 42장 1~6절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며 "그것은 욥기에서 신정론의 문제는 결코 인간의 지식과 지혜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다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구 박사는 "왜냐하면 신정론의 문제는 인간의 측면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질문이지만, 그 해결 방식은 결국 하나님에게로부터만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이 논의가 2차원적인 인간의 지혜를 초월하는 것이므로 창조주인 하나님의 개입으로 논의의 차원이 확대되어야만 문제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선 구 박사 외에 정원래 교수(총신대)가 '본성에 따라 행함(facere quod in se est)을 둘러싼 논의'을 제목으로 발표했고, 최순진 교수(횃불트리니티), 김성진 교수(아신대), 안상혁 교수(합신대), 김성욱 교수(웨신대)가 논찬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