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제98회 정기총회에서 ‘세습방지’ 법안이 통과됐다.
정기총회 넷째날 오전 회무에 돌입하자마자 정치부 보고를 통해 세습방지법 관련 토론을 시작했다. 1시간 가까운 찬반 논쟁 후 거수 표결이 이뤄졌고, ‘세습방지 법안’에 찬성하는 총대가 재석 1,033명 중 870명으로, ‘현행대로’에 손을 든 81명의 10배가 넘어 통과됐다.
후속조치로는 ‘세습방지’를 제98회 총회 회기부터 즉각 시행하되, 법안은 헌법개정안을 추후 보완해서 차기 총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초반에는 장로들을 중심으로 ‘현행대로’ 하자는 의견이, 중반 이후에는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법안을 통과하자’는 의견이 주로 나왔다.
김수읍 정치부장은 토론에 앞서 “우리 총회는 지금 홍해 앞에, 요단강 앞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의미에서 마틴 루터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의 찬성과 반대는 가결되든 부결되든 교회 바깥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총회 안으로 보면 헌법 개정에 속하기 때문에 절차법에 따라야 함을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장로들은 세습방지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로 “목회자 청빙은 청빙위원회와 당회, 제직회와 공동의회를 거치면서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특수한 상황이나 입장이 있는 교회 공동체가 결정해야 하는 일인데, 총회가 여기에 개입하거나 간섭해 평신도들의 권한을 제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헌법개정안이 통과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헌법에 손을 대서는 안 되니 1년간 연구하자는 제안이나, ‘세습’ 또는 ‘대물림’은 좌파적 언어이기 때문에 ‘청빙 금지’로 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목사는 “우리 총회에서 여러 중요한 안건들이 많았지만, 교회 안에서는 그동안 처리한 안건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단 한 가지,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느냐 하지 않느냐만 문제로 보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가 살고 죽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년에 감리교회가 안타를 쳤으니 우리가 홈런을 쳐서 불러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후 찬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결국 거수 투표에 의해 법안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