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가게를 하며 들었던 생각들을 매주 교회 주보에 실었고, 이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이 목사의 싱거운 이야기」라는 책이다.
목사가 웬 가게인가 싶지만, 교회에 와서도 성도들이 쉼을 누리지 못할까봐 시작한 '로뎀파스타'였다. 또 스스로 목회의 자유, 내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시작했다고 했다. 도 성도들의 주머니를 바라봐야 하는 상가교회의 목회자였다. 그래서 시작했다.
그런 그를 "목사가 돈만 번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면서 맛으로 소문도 나고, 교회와 생활도 자립되어 면서 지금은 그런 시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상가교회이지만 편하게 올 수 있는, 작은교회이지만 부담이 되지 않는, 그런 교회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싱겁게 먹는 것이 육체의 건강에도 좋다는데, 하나님께서도 싱겁게 역사하시는 것 같아요. 기도하면 열매가 확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게 돼요. 그러면서 '더 하나님만 바라보고 더 영혼을 바라보고 더 하나님 나라를 보라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목이 '이 목사의 싱거운 이야기'다.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이태리 요리는 대부분 남자들이 하는데도....... 처음에는 양쪽 팔에 파스를 붙이고 했어요. 팔목도 많이 굵어져 아이들에게 '엄마 팔은 할머니가 되어도 뽀빠이처럼 될 거야'라고 얘기해요(웃음)." 김영숙 사모의 말이다. 김 사모는 주방에서 요리사로, 이경호 목사는 홀에서 서빙으로 손님들을 섬긴다.
김 사모는 "목사님이 편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섬기세요. 조그마한 꼬마 아이들은 목사님을 참 좋아해서, '아찌 보러 가자'고 해서 길 가다가 (2층 가게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경호 목사는 "그럴 때마나 힘이 난다"고 했다.
이경호 목사는 "손님이 들어오면 성도 한 명이 들어온 것처럼 뭔가를 주고 싶다"며 "아내가 만드는 티슈 케이스는 쿠폰을 20개 찍어야 주는 선물인데, 쿠폰을 10여개 찍은 손님이 무척 갖고 싶어해서 일단 가져가고 쿠폰은 나중에 채우시라고 했어요. 손님들이 그렇게 예쁘더라구요. 그런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셔서 마음으로 섬기게 돼요"라고 말했다.
믿지 않는 이들이 와서 단골손님이 되고, 때로는 교회를 찾기도 한다. 교회를 다녔지만 지금은 다니지 않던 한 손님이 어느 주일 교회로 찾아왔다고 한다. 이 목사는 "지금은 주일에 교회에서도 손님을 기다리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손님들이 와서 한 그릇 식사를 해 주는 것이 한 교회를 세우고 가정을 세우는 후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원자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목사답게 기도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시는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영과 육이 복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요"라고 했다.
'목사가 하는 가게답게' 섬기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목사가 하는 가게'라고 알리지는 않았다. 맛으로 소문을 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이 목사의 기대대로 2년이 넘자 맛으로 먼저 인정받게 됐다. 그는 "이천의 양대산맥이라는 파스타점이 2군데 있는데, 지금은 거기보다 맛있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맛으로 인정받고 나니 그 다음은 '목사'라는 것이 '플러스 알파'가 된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인터넷에 "목사가 하니 먹는 걸로 장난치지는 않겠군" 하는 댓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아내는 육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사역하고, 저는 영의 건강을 위해 애쓰는 사람으로, 영·육을 책임지는 콤비가 돼 재미있고 감사하게 소망을 갖고 하고 있습니다"라며 "혹시 저와 같은 사역을 소망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힘이 되는 대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