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에서 아시안계 사회를 조사한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보고서의 제목은 ‘Separate but equal’. ‘분리되어 있지만 평등하다’는 의미다.
이 말은 미국에서 50, 60년대 흑백 인종차별 정책을 대표하는 표현인데 이를 아시안계 사회를 분석한 보고서 제목으로 쓴 까닭은 무엇일까? 아시안계가 백인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지만 사회경제적 수준은 백인들과 평등하거나 낫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인구센서스를 근거해 중국, 인도, 필리핀, 한국, 베트남 등 6개 아시안계 커뮤티니의 분리 정도를 측정했다. 결론은 일본계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아시안계 이민자 그룹이 현재 미국사회의 주류인 백인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대도시권에서 백인과 아시안이 동일한 비율로 사는 경우를 숫자 0, 백인과 아시안이 완전히 분리되어 사는 경우를 숫자 1로 두고 아시안계가 그 사이에서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해 분리 정도를 측정했다. 1에 가까울 수록 백인 사회로부터 많이 분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측정에 따르면 흑인의 경우 분리수치가 2010년 기준 0.591이고 히스패닉은 0.485, 아시안계는 0.407이었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계 중 흑인이 가장 많이 백인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고 다음으로 히스패닉, 아시안계 순서라는 의미다.
이민을 떠나온 출신국가 별로 아시안계를 분류하면 베트남계의 분리 수치가 0.558로 가장 높다. 다음은 인도계로 0.492, 중국계 0.487, 한인은 0.458이고 일본은 가장 낮은 0.336이었다.
베트남계의 분리 수치는 히스패닉보다 높고 거의 흑인 수준인데 그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전쟁난민으로 미국에 들어와 소득이나 교육 수준이 낮아 메트로 지역에서 백인들과 사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재미있는 것은 아시안들 끼리도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계, 인도계, 한인 등 아시안계 간 분리수치는 0.4에서 0.6 사이로 아시안계들이 백인 사회로부터 분리된 것과 비슷하게 서로 분리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시안계의 사회경제적 수준은 백인과 비슷하거나 더 낫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2010년 백인의 연소득은 65,460 달러였을 때 아시안은 71,405 달러로 더 높다. 대졸자가 백인은 32.9%일 때 아시안계는38.1%다.
보고서는 아시안계가 백인 주류사회으로부터 분리된 이유에 대해 두가지를 뽑고 있다.
첫째, 아시안계가 대부분 외국 출생이라는 점이다. 6개 아시안계 사회는 이민 온 지 2,3세대가 지났지만 외국에서 출생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2010년 기준 전체 한인 이민자 중 76.6%가 한국에서 출생한 사람들이다.
인도계는 72%, 베트남계와 필리핀계는 69.7% 가 각각 자기 출신국에서 출생해 미국으로 온 사람들이다. 예외적으로 일본계는 40.5%만 일본 출생이다. 외국 출생의 아시안계들은 자신을 외부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기존 미국인들은 영어를 잘하건 못한 건 이들을 다른 사회 부류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둘째, 아시안계 이민자들이 백인 사회에 통합∙동화되는 것보다 자신들의 인종커뮤니티에 사는 것에 더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안계 인구가 늘면서 이들은 자기들만의 사회를 구성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보고서는 이를 ‘고립’이라고 불렀다. 한 예로 2백만명의 아시안이 살고 있는 로스엔젤레스에서는 백인으로부터의 분리지수가 훨씬 높아 베트남계 0.669, 중국계는 0.597, 한인은 0.554다.
이번 보고서는 이른바 ‘끼리끼리’로 대변되는 한인사회 등 아시안계 이민사회가 미국사회에서 고립된 것을 입증하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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