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17~18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를 주제로 제15회 전국 수련회를 개최하면서 '신대원장 초청포럼' 순서를 마련,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목협의 이날 신대원장 포럼에는 고신대 신대원장 김순성 교수, 백석대 신대원장 류호준 교수, 장신대 경건교육처장 홍인종 교수, 성결대 신대원장 정연동 교수, 한신대 신대원장 강성영 교수가 패널로 나서 한국 신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각 신대원장들은 공통적으로 신학과 목회 현장의 괴리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류호준 교수는 "신학과 교회(목회) 사이의 괴리가 크다. 신학 교수들은 교회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목회자들은 신학이 왜 중요한 지 깊이 느끼지 못한다"며 "어떤 신학이든 신학은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순성 교수 역시 "한국교회의 가장 큰 위기는 신학이 변화하는 목회 현장을 근본적으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세속화라는 큰 장애물 앞에 있다. 그럼에도 신학은 여기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신학교가 목사후보생을 배출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며 "신학교는 목회자들을 끊임없이 훈련시키는 곳이 되어야 한다. 목회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목회자들이 정기적으로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늘날 신학교육의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류호준 교수는 "신학교는 오직 목사를 배출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목사가 되려는 꿈 없이, 단순히 신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신학교에 진학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평신도로서 좀 더 신학을 공부해 교회를 섬기기를 원한다. 그래서 신학교는 목사가 아닌 넓은 의미의 복음전도자 배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목회자 수급 문제도 나왔다. 정연동 교수는 "지금 신대원장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신학생 수급 문제일 것"이라며 "학교 경영을 간과할 수 없기에 신학생을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학생들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많아지면 당연히 교육의 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성영 교수도 "한신대 신대원이 매년 100명씩을 졸업시키는데, 목회 현장에는 이 수보다 많은 무임목회자들이 있다"면서 "보낼 자리가 없는데도 신학교가 계속 목회자들을 배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인종 교수는 신학교육 위기에 있어 교회의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교회 미래가 신학교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 많지만 나는 조금 다른 관점"이라며 "신학교가 스스로 변화를 고민해야 하지만 먼저 교회가 좋은 목회자 후보생들을 보내줘야 한다. 신학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좋은 목회자 후보생들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학생에 대한 교회 추천서를 보면 무조건 좋다는 평가 일색"이라며 "신학생 선발이 성적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그 대안으로 공동체 훈련을 통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를 교회가 감당해줬으면 한다. 건강한 교회가 건강한 신학생을 신학교에 보내야 신학교가 건강해지고 이는 다시 교회의 건강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 하듯 김순성 교수는 "신학생들의 자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눈에 띌 정도로 급격하게 그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