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제일감리교회 지인식 목사의 모친 故 김득녀 권사 천국환송예배가 27일 저녁8시 중앙장의사에서 열렸다. 이날 천국환송예배는 불교집안에 시집와서 7남매 중 두 자녀를 목회자로 훌륭히 길러내고 101세까지 장수하다 세상을 떠난 신앙의 어머니인 故 김득녀 권사를 추모하는 시간이자 시와 찬미가 함께 진행되는 특별한 형식의 예배로 진행됐다.
예배는 은희곤 목사(참사랑교회)의 집례로 성영철 목사(주의빛감리교회) 기도, 김용해 목사(원로목사회장) 말씀, 김종훈 목사(뉴욕교협회장) 조사, 조달진 목사(뉴저지흰돌감리교회) 회고사, 이병준 목사(뉴저지행복한교회) 격려사, 박효성 목사(뉴욕한인감리교회)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예배 중에는 ‘시와 찬미의 아름다운 천국 환송의 밤’ 순서가 진행돼 미주기독문학동우회장 지인식 목사와 교분이 있는 시인이 참여해 고인에 대한 조시를 낭송했으며 고인을 추모하는 독창과 합창이 이어졌다. 김송희 시인은 ‘그대 사랑하는 이들의 별이 되시어’라는 제목의 조시를 낭독했고 지인식 목사는 ‘어머님께 드리는 마지막 시와 노래’라는 제목의 시 형식의 편지로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조시에 이어 지인식 목사와 이정은 사모의 조가가 이어졌으며 이광선 바리톤의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독창, 새소망합창단의 ‘내 평생의 가는 길 순탄하여’ 합창, 1트럼펫-2트럼펫-호른-트롬본-튜바 금관5중주의 ‘Quintet’ 연주는 참석한 이들로 하여금 천국 소망의 확신을 심겨줬다.
이날 김용해 목사는 ‘위로하라, 남은 자들을’(이사야40:1)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득녀 권사님은 비록 늦은 나이에 복음을 받아들이셨으나 자녀 중 두 명의 목회자를 길러내는 등 행실에 본을 보이셨던 분이자 삶의 모범을 보이셨던 분”이라면서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사람이 된 것은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와 가르침이라고 회고록에 썼다. 어머니의 사랑과 신앙으로 자녀가 훌륭히 자라난 경우들이 많다. 칼빈, 루터, 요한 웨슬레가 그러했다”고 어머니의 사랑을 강조했다.
이어 김용해 목사는 “우리에게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기에 평안할 때 환난 중에 있는 자를 위로해야 한다”며 “위로하는 자는 하늘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다. 오늘 슬픔을 당한 사랑하는 유가족을 위로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훈 목사는 조사를 통해 “김득녀 권사님은 100세 이상 장수하셨고, 자녀들을 훌륭하게 길러내셨다. 이 땅에서 큰 복을 받으신 것”이라며 “그러나 오래 사셨기에 그만큼 유족들의 상실의 슬픔이 더욱 클 수 있다. 우리에게는 믿음이라는 것이 있고 그렇기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굳건히 서시는 유족들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준 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지인식 목사님이 뉴저지에 머물면서 저희 집에 묵을 때가 있었는데 당시 연로하신 권사님께서 제가 목회자라고 물을 대접하시는 모습을 볼 때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저는 권사님이 아니라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다”며 “오늘은 우리의 어머니가 이 자리에 누워 우리에게 무언으로 말씀하시고 계신다. 분명히 천국에 가셨다는 말씀을 전해드린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지인식 목사는 “어머님은 신록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인 5월에 돌아가셨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카이로스 속에 세밀하게 역사하고 계셨던 우리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며 “또한 복음의 사명자의 노정에서 저를 이끌고 밀어주셨던 목회 동역자들에게, 바쁘신 중에도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다음은 지인식 목사가 낭독한 시 전문.
결코 변할 수 없는 존재의 애달픔이여
아, 우리 어머니
요리골목에서 큰소리로 욕질하실 땐
대성여관집 호랑이 신덕이 모친께서도 쩔쩔매셨다지요
충주 수산리에서 나귀타고 박달재 넘어
영월 땅에 속아 시집오셨다는 푸념의 페러토리도
이젠 녹슬어 버린 고물 테이프가 되었나요
평생 해소기침 달고 다녔던 남편 그림자와
새벽시장 찬바람, 앞 치마폭에 담고 다니셨던
억센 욕쟁이 하숙집 아줌마, 우리 어머니
동네 여반장 삼십년 발품은 우리 집안 유일의
박경원 내무부장관 표창장 주인공 되셨고
돌연변이 목사아들 위해 일흔 넘어 예수쟁이 돼 주셨는데
아, 그런데도 여직 이 못난 자식은
낯설고 물 설은 이국 땅 한 귀퉁이에 붙어
어머니 남은 생애의 마지막 땀과 피를 빨아먹고 있는
결코 변할 수 없는 생의 한 마리 빈대일 뿐닙니다.
*2012년 어머니날 100세를 맞았던 故 김득녀 권사에게 쓴 마음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