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루스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잠을 이룰 수 없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통증과 뒷목의 뻐근함, 계속되는 소화불량에 병원을 찾은 A씨는 '화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A씨의 가정은 전형적인 가부장적 남편과 순종형 아내의 모습이다. 30년간 헌신적인 아내의 역할을 자청해온 A씨는 매사가 불안하고 걱정되며 우울증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주부로 보이는 A씨는 가슴 속의 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쌓아둠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런 '화'의 문제는 비단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지난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던져줬던 수정 사우나 살인사건과 목회자 가정 살인사건과 같은 대형 사건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그렇다면 '분노'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다스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아시안어메리칸센터(대표 지수예)와 연합장로교회 여성사역위원회(위원장 민경희 장로) 주최 정신건강 무료 공개 강좌 '분노 다스리기'가 지난 4일(토) 오전 10시 연합장로교회(담임 정인수 목사) 커뮤니티 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지수예 대표는 "분노는 아픔이다. 이것이 쌓여 있으며 질병과 각종 사건사고로 나타난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최초의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도 가인의 '화'에서 비롯됐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적으로 남자는 '무시 당한다'고 생각될 때, 여자는 남편이 외도를 할 때 즉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가장 화가 난다"고 말한 지수예 대표는 "분노에 대해 학자들은 '순간적으로 미침', 자기가 받은 상처를 증가시켜 스스로 상처받는 자학적 행위' 등으로 정의한다. 이 끓어오르는 흥분과 분개를 다스리지 못하면 오랜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자칫 '살인'까지 이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수예 대표는 "분노가 차 있는 사람은 외로움을 더 느끼고 위기도 자주 만난다. 또 배신과 버림 받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한국인은 특별히 이런 분노에 폭발성이 있으며 고통도 기쁨도 모르는 상태에 빠져든다. 이는 뒤끝만 없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노에 관대한 문화도 한 몫을 한다. 서양의 경우 이 같은 분노는 인격적 결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리지르며 싸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수예 대표는 " 성경은 이에 대해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 '이기적인 분노로 인해 마귀가 틈 타지 못하게 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화가 나거든 하나님께 알리라. 그리고 그 솔직한 감정을 글로 써보라. 그러면 어느 정도 화내기를 더디 할 수 있다. 또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타인이 아닌 자신의 죄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당부했다.
강의는 이어 유달석 상담원이 나서 화병의 증상 및 원인을 각자가 확인해 볼 수 있도록 돕고 질의응답시간을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