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사회학연구소가 25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소속 없는 신앙인 조사 결과보고서'가 발표됐다.
조사 목적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 이른바 '가나안 성도'가 늘고 있다는 견해에 따라, 이들의 실체와 특성을 파악해 목회의 자료로 제공하고자 함이다. '가나안'은 반대로 읽으면 '(교회) 안 나가'가 된다.
조사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2월 4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총 316명(남 159명, 여 157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동 연구소는 "조사 결과 '가나안 성도'는 26%로 파악됐으나, 온라인 조사의 특성상 고학력자가 많이 포집된 영향이 있다.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10.5%로 집계했는데, 대략 100만명 가까운 '가나안 성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조사결과는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동 연구소 부소장)가 발표했다.
▲교회 이탈 전 상담대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는 응답은 46.5%, '가족'이었다는 답은 31.9%, '교우' 25.8%, '교회 밖 지인' 18.9%였으며, '부교역자나 담임목회자'라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 특히 남성과 고졸 이하의 학력자들은 '부교역자나 담임목회자'라는 응답이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
▲교회 재출석시 희망하는 교회는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가 16.6%로 가장 많았고,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교회' 15.6%, '건강한 교회' 11.1%, '부담 주지 않는 교회' 9.4%, '편안한 교회' 8.8%, '장로교회' 8.4%, '신앙을 중시하는 교회' 6.9% 순으로 나타났다.
대개 교회 이탈 전 상담대상이 '담임목회자나 부교역자'가 아니었다는 점은,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거나 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시 출석하고 싶은 교회로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와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교회'를 꼽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교회를 떠난 이유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해서'가 30.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목회자에 대한 불만' 24.3%, '교인에 대한 불만' 19.1%, '신앙에 대한 회의' 13.7%, '시간이 없어서' 6.8% 순으로 높았다. 남성은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해서'가 30.3%, 여성은 '교인들에 대한 불만'이 25.4%로 가장 높았다. ▲'떠나기 전 교회'에 대해서는 '교인들의 삶이 매우 신앙인답지 못했다' 30.6%, '담임목사가 매우 독단적이었다' 26.5%로 나왔다. 두 조사 결과는 '목회자와 교인에 대한 불만'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이 있다.
▲현재 교회 출석에 대한 생각은 '가능한대로 빨리 교회에 나가고 싶다' 13.8%,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53.3%로, 세 명에 한 명 꼴로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전혀 나가고 싶지 않다'는 21.0%였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교회에 다시 나가려는 성향이 강했고, 고학력자들과 직분이 없었던 응답자들은 교회에 다시 나가겠다는 의향이 약했다. ▲'교회에 출석하지는 않지만 다른 신앙 모임에 참석한다는 응답'은 8.2%에 불과했다. 교회에 다시 나가려는 생각은 있지만, 91.8%가 신앙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들이 신앙을 잃지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교회 출석 기간은 10~14년이 21.9%로 가장 많았고, 5~9년이 21.3%로 그 다음 많았다. 25년 이상도 20.3%를 차지했다. 평균은 14.2년으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도 평균 10년 이상 교회에 출석했다고 볼 수 있다. ▲교회 이탈 경과 시간은 5년 미만이 27.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10년 미만이 25.3%, 10~15년 미만이 22.0%, 15~20년 미만이 18.5%, 20년 이상이 6.9%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은 9.3년이며, 직분이 있었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교회를 떠난 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