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암스(좌)와 리차드 도킨스(우). |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21세기에 종교는 설 자리를 잃었다’는 주제로 개최된 이 토론에는 약 8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대학생들이었다.
토론이 끝난 후, 누가 우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로완 윌리암스 주교라고 답한 사람은 324명이었고, 리차드 도킨스라고 답한 사람은 136명이었다.
윌리암스 주교는 “종교는 항상 공동체를 만들고, 연민이나 동료 의식을 만들어가는 것과 관련된 문제였다”며 “종교의 기여를 순전히 개인적인 것으로만 인식한다면 이는 종교가 역사를 통해 이뤄온 결과물과 충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간의 삶에 대한 존경과 평등은 모든 종교 안에 내재되어 있다. 인권에 대한 개념은 심오한 종교적 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문화적인 성공회 신자’라고 밝히는 도킨스 박사는 “내가 만약 문화적인 무슬림이었다면, 여성을 비롯한 다른 다양한 도덕적인 지침에 대한 이슬람의 끔찍한 태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라며 청중들을 향해 “나의 주된 우려는 종교가 참인가 아닌가 하는 점과, 책임 회피처로서 묘사된 종교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는 이성의 배반이자, 우리를 인간되게 하는 최고의 것에 대한 배반”이라며 “설명에 대한 가짜 대체물로서, 종교가 이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당신이 조사하고 깨닫기까지,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된다. 종교는 실제적인 설명이 제공될 수 있는 곳에서 가짜 설명을 퍼뜨린다”고 전했다.
옥스퍼드대학교 동약학과에서 동시대 이슬람을 연구하는 타리크 라마단(Tariq Ramadan) 교수, 영국인도주의협회(British Humanist Association) 앤드류 콥슨(Andrew Copson) 대표, 런던에 위치한 씽크탱크인 Centre for Social Cohesion(CSC) 더글라스 머레이(Douglas Murray) 설립자 역시 토론에 참석했다.
캠브리지대학교에서 가장 큰 단체이자 오랜 역사를 지닌 ‘유니온(The Union)’은 대통령, 총리 등 정부 지도자나 국제적인 정치인, 오스카 수상자, 올림픽 영웅 등을 토론석으로 초대했으며 앞서 윈스턴 처질, 데스몬드 투투, 달라이 라마 등도 초대된 바 있다.
지난해 2월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윌리암스 주교와 도킨스 박사의 토론에서도 윌리암스 주교는 “사람이 다른 피조물과 달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의 목적을 생각할 수 있다”는 개념과 관련해 도킨스 교수를 압도했다. .
올해로 62세인 윌리암스 주교는 지난해 말 성공회 대주교를 사임한 후 캠브리지 대학교 모들린 대학의 학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