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을 모티브로 한 영화 <2012>의 한 장면. |
마야 달력의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로 2012년 12월 21일이 ‘지구 종말의 날’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날의 날씨가 최저·최고온도 999도, 바람세기 3000km/h라는 등 다소 황당한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마야 문명을 연구해 온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2년 12월 21일은 5125년을 주기로 돌아가는 마야 달력의 마지막 날일 뿐 지구 종말의 날은 아니다.
올해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언’들은 수 년 전부터 있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지난 2009년에는 지구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 ‘2012’가 개봉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한 유명 라디오 회사의 대표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다 이를 철회한 해프닝이 벌이지기도 했다.
왜 이처럼 ‘종말’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일종의 ‘현실 도피적 경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의 삶이 힘들고 불안할수록 이 모든 것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가 극단적으로 흐른 것이 소위 ‘개인의 종말’이라 할 수 있는 자살이라는 게, 또한 일부의 분석이다.
서울신학대학교 권혁승 교수도 “성경에서 가장 강력한 종말관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 바로 요한계시록인데, 이것이 기록된 당시의 상황을 보면 저자인 요한은 유배된 상황이었고 많은 교회들이 박해 속에 있었다”며 “가장 어려웠던 시대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이 이에 대한 위로라는 해석이 강하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지금을 견디라는 하나님의 위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권 교수는 이 같은 종말에 대한 관심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는 시작과 끝, 곧 종말을 말하는 직선적 역사관을 가진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종말을 향해 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종말, 혹은 그 이후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옳지 않다. 신앙에도 원심력과 구심력이 있는데, 종말에 대한 갈망이 구심력이라면 안으로 끌어들이는 원심력은 지금 주어진 내 삶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미래을 바라되, 그것을 통해 지금의 나를 조명하고 오늘 주어진 삶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