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낮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부근 전철역에서 50대 한인 남성이 한 흑인 남성과 언쟁을 벌이다 갑자기 떠밀려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 한인 남성이 한인교회를 출석하는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한인 남성은 한기석 씨(58)로 70년대 뉴욕으로 이민, 세탁업에 종사해 오다 최근 경기 불황의 여파로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재기의 발판을 준비하던 도중 변을 당했다. 특히 한 씨는 엘머스트 지역에 오래 거주하면서 뉴욕우리교회(담임 조원태 목사)를 출석하던 신실한 성도였다.

뉴욕우리교회 조원태 목사는 한기석 씨를 힘든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교회를 섬기는데 헌신을 아끼지 않은 신실한 성도로 기억했다. 조원태 목사는 “교인 가운데 어려움을 당하거나 교회에 기쁜 일이 있거나 교회에 행사가 있거나 할 때 가장 먼저 달려오신 분이었다”며 “토요일마다 아무도 없는 교회에서 혼자 성전 청소를 1년 가까이 하시기도 했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조원태 목사는 “이민자가 겪는 힘든 사업 고충 가운데서도 재기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예수님을 끝까지 붙들고 일어서려 하셨던 분”이라며 “사고 전날 까지도 설교에 너무 큰 힘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또 그렇게 성도들에게 인사하시던 모습을 잊지 못하겠다”고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특히 뉴욕우리교회 성도들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 10월말 발생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교회 성도들이 피해를 당했을 때 솔선수범해 허리케인 피해 성도들의 가정을 돕는 등의 선행도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큰 충격 속에서 언론사들의 과도한 취재경쟁을 피해 현재 조원태 목사가 제공한 거처로 옮긴 상태다. 특히 사모의 경우 척추염이라는 난치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한기석 씨와 그 유족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우리교회는 한기석 씨의 장례를 교회장으로 치루기로 하고 장례비 일체를 지원하기로 했다. 5일 저녁 8시 제미장의사에서 천국환송예배를 드린다. 또 타 기관과 협력해 가족돕기위원회 구성도 추진 중에 있다.

한기석 씨는 3일 낮 49가 Q노선에서 덩치가 큰 20대 흑인 남성에게 떠밀려 선로로 추락, 그 시각 진입하던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치이고 말았다. 이후 한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 경 숨을 거뒀다.

특히 흑인과의 언쟁이 발생한 배경과 관련, 한기석 씨를 응급치료했던 의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기석 씨는 다른 승객들을 괴롭히는 용의자에게 홀로 맞섰던 용감한 사람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뉴욕시경(NYPD)은 5일 체포한 용의자 나임 데이비스(30)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