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갑부인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가 미국 대통령 선거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롬니 후보가 10년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롬니 캠프는 증거 없이 의혹만 제기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이슈에서 '롬니 저격수'로 나선 인물은 롬니 후보처럼 모르몬교도인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다. 그는 롬니 후보가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베인 캐피탈의 사업 동료의 전언을 근거로 롬니 후보가 10년 이상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누구로부터 전해들었는지, 구체적인 증거가 무엇인지는 대지 않고 롬니 후보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롬니 후보는 이에 대해 "단언컨대 매년 상당히 많은 세금을 냈다"며 "그 얘기를 한 사람을 밝히든지 증거를 대든지 하라. 그렇지 않을 거면 그 입을 다물라(put up or shut up)"고 반박했다. 그는 '상당한 액수의 세금'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면서 리드 원내대표가 제기한 의혹의 출처가 자신의 동료가 아니라 수년간의 납세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계속 요구해온 백악관이나 오바마 재선 캠프일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또 취업난이나 경기 침체, 백악관의 실정 등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돌려보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롬니 후보는 그러나 자신이 어떤 종류의 세금을 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발표한 납세 정보에서 지난해 2천160만달러의 소득에 대해 세율 13.9%를 적용받았다고만 밝혔다. 롬니 후보는 아울러 자신의 세금 정책은 미국인의 세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과 부유한 납세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드 원내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중산층의 세금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고도 '내 납세 정보는 알 필요 없다'는 식으로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1968년 대선 후보였던 그의 아버지가 세워놨던 투명성 및 공개의 기본 원칙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