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31일 오전 이틀간 일정으로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했다. 벤 버냉키 의장과 지역별 연방은행 총재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워싱턴DC 본부에서 비공개로 회의를 열어 앞으로 금리 운용 기조와 시중 유동성 확대 여부 등을 결정한다.
고용 창출이나 소비 지출 등 국내 경제 부문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데다 유럽 위기 등이 가시지 않고 중국 등 신흥국 시장 성장도 둔화하는 상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미국 안팎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 8월1일 연준이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연준이 고용 부진 등 경기 침체의 심각성과 경기 진작의 필요성만 공감한 채 구체적인 조치를 뒤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 인하, 채권 매입 확대, 제3차 양적 완화(QE3) 등의 화끈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연준이 당장 행동을 취하기보다 버냉키 의장이 늘 그랬듯이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연준은 언제라도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식의 '말치레'를 또 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 많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1.5%로 1분기(2%)보다 낮아졌고 고용 관련 지표도 들쭉날쭉하면서 좀체 나아지고 있지 않기는 하지만 연준에 즉각적인 추가 조치를 내놓도록 압박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3일 발표하는 7월과 8월 실업률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9월 FOMC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7월에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분기(4~6월) 평균 7만5천개가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면 조금 나아졌지만 1분기(1~3월) 평균 22만2천개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실업률은 5월과 6월에 이어 7월에도 8.2%를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이처럼 고용 사정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행 0~0.25%로 사실상 제로(0) 수준인 기본 금리를 아예 '0%'로 낮추거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거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조금 받더라도 물가상승률이 안정 상태인 만큼 시중 유동성을 직접 늘리는 양적 완화 조처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폴 에델슈타인 이코노미스트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연준 이사들이 또 한 차례의 양적 완화 시행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이를 발표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선임 연구원은 "연준이 채권 추가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시점이 이번 회의 직후일 가능성과 연말일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도 58명의 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조사했더니 버냉키 의장이 이번에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88%였고 9월 6천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채 및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48%로 주류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