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의 교원선발 방식이 대폭 손질된다. 예비 교사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췄는지가 아닌 학생들을 얼마나 잘 가르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방점이 찍힌다.


뉴욕주(州)를 포함한 50개주 가운데 최대 25개주가 에세이 등 필기시험의 비중을 줄이고 학습과 과제물 계획, 화상교육 능력 등을 중시하는 쪽으로 교사임용 시험의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워싱턴과 미네소타주는 내년부터, 뉴욕주는 6만2천명의 예비 교사가 배출되는 2014년부터 이런 방향의 교사 자격시험 기준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일리노이와 오하이오, 테네시 등 20여개주도 향후 수년 내에 새 평가체계를 채택하려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주 교육부의 스테파니 우드-가네트 부국장은 "새 제도는 사지선다형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수업을 얼마나 잘 이끌 수 있느냐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정부들의 이런 움직임은 교사들이 교육학 이론과 별도로 제한된 예산으로 학업능력 수준이 다른 다양한 학생들을 제대로 다루면서 학급을 주도할 자질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일부 교육대학이 형식적인 절차만으로 교원 자격증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도 반영된 결과다.


학부모 단체들은 실무능력이 떨어지는 교사가 쏟아지면서 성공의 핵심 요소인 창의성과 유연성 등 현실 사회에서 필요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현재 뉴욕주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사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예외없이 특정 과목을 전공하면서 주정부가 인정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3종류의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새로 도입되는 시험은 필기시험 2개를 폐지하는 대신 실무능력을 따져보는 평가로 대체된다. `교원성취평가'(TPA)로 명명된 새 평가모델은 스탠퍼드대가 교육개혁을 위해 대학교수 등 미 전역의 교육 전문가 600여명의 도움으로 만든 것이다.


뉴욕주 교육부의 존 킹 국장은 "합격의 문턱을 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예비 교사들은 좀 더 경쟁력 있는 지식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평가체계로 교원의 수준이 높아질지 알 수 없으며 표준화된 프로그램의 의무화로 오히려 교원 양성에 대한 자율만 해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 기준이 도입되면 교육대학들도 커리큘럼을 전면 개편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뉴욕주 교원노조의 마리아 네이라 부위원장은 정치권에 의해 주도된 새 평가체계가 커리큘럼과 교수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교수의 고유한 역할을 잠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 평가체계는 도대체 누가 평가하나? 또한 그것이 모든 예비 교사들에게 공정할지 어떻게 장담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