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1일 "지난 수십년간 세제감면 혜택을 받아온 2%의 부자들은 오늘날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면서 "이는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을 통해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을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안인 이른바 `버핏세'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나같은 사람, 혹은 (억만장자 투자자) 워렌 버핏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 같은 사람에게 계속 세금감면 혜택을 유지하길 원하느냐, 아니면 (이들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투자하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에 대한 공화당의 반발에 언급, "일부에서는 이를 계급투쟁(class warfare)이라고 하는데 (현재 중산층 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억만장자에게 자신의 비서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상식(common sense)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핏세는 98%의 미국 가정과 같이 한해 소득이 25만달러 이하라면 세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지역구 의원들에게 전화하고, 편지를 쓰고, 직접 만나서 부자들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중단하고 경제성장에 투자할 것을 촉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의원들을 겨냥, "나같은 사람들에게 계속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싶다면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재정적자를 추가하거나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른바 버핏세를 다시한번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 올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정'과 `평등'을 화두로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