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사는 워싱톤의 날씨가 봄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색하리만큼 기온이 높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올해는 봄이 실종되었다고도 합니다. 정말 요 며칠사이에 기온이 갑자기 높아져서 아침에 입고 나온 옷차림으로 한나절을 지내려면 거북하기조차 합니다. 이런 갑작스런 날씨의 변화가 사람들의 모습도 바꾸어 놓아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켜는가 싶더니 어느새 나른해 진 듯싶고, 마음도 싱그럽다 싶더니 금새 밝아졌습니다.
아마도 이런 날씨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변화하는 것은 자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경험하는 자연이라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환경으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는데는 그리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요즘 주변을 지나다니면서 접하는 나무와 잔디들만 보더라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워싱톤 지역은 해다 봄이 되면 여러 가지 꽃들이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차례로 피어나면서 봄의 정취를 더욱 진하고 그리고 꽤나 길게 느끼게 해 줍니다. 봄이 오면 우선 맨 처음 땅에서 피어나는 꽃이 수선화입니다. 파란색 잎새에 노란색 꽃이 핀 수선화를 보면, “아..이제 봄이 왔구나!’를 느끼는 그야말로 봄의 첫 전령사(Messenger)입니다. 수선화에 이어서 비슷한 모양의 튤립이 피어오를 때, 나무에서 처음으로 피는 꽃은 목련입니다. 한국에서 본 목련꽃은 맨 나무에 커다란 꽃이 몇 송이 피어나 그 모습이 매우 고고하게 느껴졌는데, 여기 목련은 그 커다란 꽃송이가 어찌나 많이 피는지 고고하다기 보다는 화사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그렇게 핀 목련이 질 때면 개나리가 그 노란색 자태를 드러내며 여기 저기 모여 피어 꽃무리를 짓고, 개나리에 이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완연한 봄이 됩니다. 미국의 다른 어느 곳보다 여기 워싱톤에는 유난히도 벚나무가 많은데 100년 전 일본인들이 기증해서 워싱톤 시내의 제퍼슨 기념 공원(Jefferson Memorial Park)주변 호숫가에 심겨진 벚나무들에 핀 벚꽃이 만개하면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드는 벚꽃축제(Cherry Blossoms Festival)도 장관이지만 지역의 여러 동네에 벚꽃들을 가로수로 심어서 벚꽃이 한창일 때면 여기 저기가 벚꽃으로 감싸이는 꽃동네가 됩니다. 그리고 벚꽃이 지고 부활절쯤에 이르면, 네 개의 입새 중앙에 빨간 자국이 생겨나 일명 ‘십자가 꽃’이라고도 하는 더우드(Derwood)가 꽤나 오랫동안 피어있고, 그 사이 우리나라 진달래와 비슷한 아잘리아(Azalea)가 거의 모든 집 앞마다 피어나고, 벚꽃에 비하면 꽤나 늦게 피지만 벚꽃에 비하면 꽃송이가 아주 크고 탐스런 겹사구라(Double Cherry Blossoms)까지 피면 워싱톤의 봄은 그 절정에 이릅니다.
이렇게 봄이 되어 차례로 피어나는 꽃들로 인해 저는 봄이 꽃이 피는 계절이라는 것을 워싱톤에 이사를 온 후에서야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여기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위스칸신주는 겨울이 길어서 4월까지, 그리고 아주 가끔씩은 5월에도 눈이 내릴 만큼 춥다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며칠사이에 나무마다 꽃이 피었다가 금새 지고는 푸른 잎새로 덮이고 곧바로 여름이 되기에 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워싱톤에 이사 와서 보니 이런 저런 나무에서 이어서 피는 꽃들로 인해 꽤나 오랫동안 화사한 봄이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고는 그 높아진 기온이 계속되다보니 순서에 따라 피어날 꽃들이 한꺼번에 같이 피는 것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수선화와 목련, 개나리와 벚꽃이 서로 앞을 다투어 피기라도 하듯 빠르게 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핀 꽃은 지기도 빨리 져서 이미 수선화와 목련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었고, 개나리와 벚꽃도 아마 이번 주간이 지나면 다 떨어질 거 같습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꽃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이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역시 봄에 피는 꽃은 하나씩 하나씩 이어서 피어나고 지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단 꽃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행복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면서 우리네 삶에 정해준 여정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날 때 태어나고, 클 때 크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결혼할 때 결혼하고, 자식 낳을 때 낳고… 물론 이렇게 정해진 여정대로 사는 것이 너무 일상적이어서 무료하게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은 남들보다 일찍 하고 싶고, 또 어떤 것은 그렇게 차례대로 주어지는 것보다는 한꺼번에 모두 다 같이 차지하는 것이 낫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면 그렇게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하나 하나의 여정을 따라 차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은혜요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꽃들이 모두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 것보다는 하나가 피고 지면 다른 꽃이 이어서 피어나는 것이 더 아름답듯…
아마도 이런 날씨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변화하는 것은 자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경험하는 자연이라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환경으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는데는 그리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요즘 주변을 지나다니면서 접하는 나무와 잔디들만 보더라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워싱톤 지역은 해다 봄이 되면 여러 가지 꽃들이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차례로 피어나면서 봄의 정취를 더욱 진하고 그리고 꽤나 길게 느끼게 해 줍니다. 봄이 오면 우선 맨 처음 땅에서 피어나는 꽃이 수선화입니다. 파란색 잎새에 노란색 꽃이 핀 수선화를 보면, “아..이제 봄이 왔구나!’를 느끼는 그야말로 봄의 첫 전령사(Messenger)입니다. 수선화에 이어서 비슷한 모양의 튤립이 피어오를 때, 나무에서 처음으로 피는 꽃은 목련입니다. 한국에서 본 목련꽃은 맨 나무에 커다란 꽃이 몇 송이 피어나 그 모습이 매우 고고하게 느껴졌는데, 여기 목련은 그 커다란 꽃송이가 어찌나 많이 피는지 고고하다기 보다는 화사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그렇게 핀 목련이 질 때면 개나리가 그 노란색 자태를 드러내며 여기 저기 모여 피어 꽃무리를 짓고, 개나리에 이어서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완연한 봄이 됩니다. 미국의 다른 어느 곳보다 여기 워싱톤에는 유난히도 벚나무가 많은데 100년 전 일본인들이 기증해서 워싱톤 시내의 제퍼슨 기념 공원(Jefferson Memorial Park)주변 호숫가에 심겨진 벚나무들에 핀 벚꽃이 만개하면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드는 벚꽃축제(Cherry Blossoms Festival)도 장관이지만 지역의 여러 동네에 벚꽃들을 가로수로 심어서 벚꽃이 한창일 때면 여기 저기가 벚꽃으로 감싸이는 꽃동네가 됩니다. 그리고 벚꽃이 지고 부활절쯤에 이르면, 네 개의 입새 중앙에 빨간 자국이 생겨나 일명 ‘십자가 꽃’이라고도 하는 더우드(Derwood)가 꽤나 오랫동안 피어있고, 그 사이 우리나라 진달래와 비슷한 아잘리아(Azalea)가 거의 모든 집 앞마다 피어나고, 벚꽃에 비하면 꽤나 늦게 피지만 벚꽃에 비하면 꽃송이가 아주 크고 탐스런 겹사구라(Double Cherry Blossoms)까지 피면 워싱톤의 봄은 그 절정에 이릅니다.
이렇게 봄이 되어 차례로 피어나는 꽃들로 인해 저는 봄이 꽃이 피는 계절이라는 것을 워싱톤에 이사를 온 후에서야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여기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위스칸신주는 겨울이 길어서 4월까지, 그리고 아주 가끔씩은 5월에도 눈이 내릴 만큼 춥다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며칠사이에 나무마다 꽃이 피었다가 금새 지고는 푸른 잎새로 덮이고 곧바로 여름이 되기에 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워싱톤에 이사 와서 보니 이런 저런 나무에서 이어서 피는 꽃들로 인해 꽤나 오랫동안 화사한 봄이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고는 그 높아진 기온이 계속되다보니 순서에 따라 피어날 꽃들이 한꺼번에 같이 피는 것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수선화와 목련, 개나리와 벚꽃이 서로 앞을 다투어 피기라도 하듯 빠르게 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핀 꽃은 지기도 빨리 져서 이미 수선화와 목련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었고, 개나리와 벚꽃도 아마 이번 주간이 지나면 다 떨어질 거 같습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꽃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이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역시 봄에 피는 꽃은 하나씩 하나씩 이어서 피어나고 지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단 꽃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행복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면서 우리네 삶에 정해준 여정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날 때 태어나고, 클 때 크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결혼할 때 결혼하고, 자식 낳을 때 낳고… 물론 이렇게 정해진 여정대로 사는 것이 너무 일상적이어서 무료하게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은 남들보다 일찍 하고 싶고, 또 어떤 것은 그렇게 차례대로 주어지는 것보다는 한꺼번에 모두 다 같이 차지하는 것이 낫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면 그렇게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하나 하나의 여정을 따라 차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은혜요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꽃들이 모두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 것보다는 하나가 피고 지면 다른 꽃이 이어서 피어나는 것이 더 아름답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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