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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계속 부흥하는 데 열심있는 집사들이 전도하여 교회 나오고 싶다지만 모두들 워낙 가난했기 때문에 의복이 남루할 뿐 아니라 계절에 맞는 옷도 없어서 곤란해 한다는 보고를 접할 때 마음이 아렸다.
어느 날 중앙대학교에서 특강을 마치니 강사료 1만2천원이 든 봉투와 택시타고 가라며 5백원을 따로 주셨다. 흑석동 골짝의 교정에서 택시를 탔으나 내 형편에 택시 타고 다닐 입장이 아님을 택시 기사에게 조심스레 사정하며 한강 뚝에 있는 당시 103번 입석 버스 종점까지만 가 달라고 했을 때 기사 양반의 불쾌해 하는 표정이 백 미러로 보였다.
오늘 모처럼 장거리 손님을 모셔서 좋아했는데 기본요금 정도로 하차 하겠다니 재수 더럽게 없다면서 갑자기 길 가에 차를 세웠고 내리란다. 그래서 죄송하다며 100원 짜리를 드렸으나 받지도 아니하고 창 밖에 내던진채, 달아났다. 한참을 걸어서 종점에 가서 입석 버스를 타고 청계천 평화 시장 앞 보도에 갔다.
그 때 유행되고 있는 주름치마를 많이 쌓아놓고 골라잡아 3백원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그 곳에 가서 치마를 고르는데 주변에는 전부 여자들 뿐이었다. 색상과 무늬가 세가지 뿐이라 10개를 골라쥐고 3천원을 드렸는데 돈 받는 상인이 잠깐 내 얼굴을 보더니 장 목사님 아니십니까? 하는 데 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그 분은 용산에 있는 어느 교회 집사라면서 작년에 저희 교회 남녀전도회연합 헌신예배 때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모두가 큰 은혜를 받았기에 잊을 수 없었다며 서있던 의자 위에서 내려 내 귀에 입을 가까이 한 후 목사님, 이 치마를 덤핑 받을 때 250원 씩 주었는데 양떼를 입히려 사가시는 목사님께 어떻게 이윤을 남기겠느냐며 500원을 되돌려 주었지만 집사님도 장사해서 남는 게 있어야 교회도 섬기고 가정생활도 해야 한다며 뿌리치며 버스 탈 곳으로 가는 데 그러면 치마를 두 개 더 가져 가시라며 달려와서 내 어깨에 걸쳐놓고 장사하러 가셨다.
어느 새 내 눈엔 눈물이 핑 돌았고 주님께 뜨거운 감사와 함께 그 이름 모를 집사님께 복을 주시라고 기도했다. 그 날 저녁에 집사님들께 연락해서 전도하신 분 중 옷이 없어 못 나오신다는 분들에게 이 옷을 입혀 오는 주일 부터 교회로 모셔오도록 했다.
그런데 이튿날 오전 중 치마 3개가 반품되어 왔다. 그 연유는 계속 먹지 못해 허리가 가늘어져서 치마를 입을 수 없단다. 그 주름치마는 전문 기술자가 아니고서는 고쳐 입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애석하지만 맞는 사람에게 주라고 돌려보낸 것이었다. 다시 가슴이 찡하게 아파왔다.
할 수 없이 집에서 양장점을 하는 집사님을 불러 이 치마들을 입어야 할 분들의 허리에 잘 맞도록 고쳐 입혀 주라고 당부해서 모두가 입게 되긴 했으나 그 중 몇 분은 한 교회에 색상과 무늬가 같은 옷을 입고 다닐 수 없다면서 같은 치마를 입은 분들이 낡아서 못 입게 됐을 때 자기가 그 치마를 입고 나오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여인들의 복장의식에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몇 분은 치마는 좋은 것을 선물로 받아 좋지만, 상의가 마땅한 것이 없어 곤란하다는 말을 듣고, 신평화시장에 가서 다우다라는 나이론 천의 브라우스를 여러 사이즈로 구입, 나누어 드리기도 했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그러하셨듯 교회를 개척 설립하게 된 목회자는 자신의 가정 보다도 교회를 먼저, 가족보다도 양떼를 우선적으로 보살피며 구령 성과를 위해서는 양식도 공급해야 하고 옷가지나 신발까지도 사서 신기며 병원비나 약값까지도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기를 힘써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성도의 자녀가 학교 등록금이 연체되었다고 시험치는 시간에 쫓겨오는 기막힌 사정을 들을 때 그 학생을 데리고 학교 서무과에 가서 등록금을 계산한 후 시험을 치르게도 해야 했다.
“선한 목자는 양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하신 요한복음 10장 11절의 예수님 말씀을 되내이며, 눈물로 기도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최근 굿뉴스미션워싱턴필름(대표 이태봉 목사)이 한국성은교회 장재효 목사의 목회 일대기를 다큐멘터리(http://www.youtube.com/watch?v=ozEoEVL7-qc&feature=player_embedded)로 제작했으며, 기독일보에서는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된 장재효 목사의 목회 에세이 '야향(野香) 장재효(張在孝) 목사의 목회와 선교'를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70년대 장재효 목사(맨 왼쪽)와 교인들. | |
교회는 계속 부흥하는 데 열심있는 집사들이 전도하여 교회 나오고 싶다지만 모두들 워낙 가난했기 때문에 의복이 남루할 뿐 아니라 계절에 맞는 옷도 없어서 곤란해 한다는 보고를 접할 때 마음이 아렸다.
어느 날 중앙대학교에서 특강을 마치니 강사료 1만2천원이 든 봉투와 택시타고 가라며 5백원을 따로 주셨다. 흑석동 골짝의 교정에서 택시를 탔으나 내 형편에 택시 타고 다닐 입장이 아님을 택시 기사에게 조심스레 사정하며 한강 뚝에 있는 당시 103번 입석 버스 종점까지만 가 달라고 했을 때 기사 양반의 불쾌해 하는 표정이 백 미러로 보였다.
오늘 모처럼 장거리 손님을 모셔서 좋아했는데 기본요금 정도로 하차 하겠다니 재수 더럽게 없다면서 갑자기 길 가에 차를 세웠고 내리란다. 그래서 죄송하다며 100원 짜리를 드렸으나 받지도 아니하고 창 밖에 내던진채, 달아났다. 한참을 걸어서 종점에 가서 입석 버스를 타고 청계천 평화 시장 앞 보도에 갔다.
그 때 유행되고 있는 주름치마를 많이 쌓아놓고 골라잡아 3백원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그 곳에 가서 치마를 고르는데 주변에는 전부 여자들 뿐이었다. 색상과 무늬가 세가지 뿐이라 10개를 골라쥐고 3천원을 드렸는데 돈 받는 상인이 잠깐 내 얼굴을 보더니 장 목사님 아니십니까? 하는 데 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그 분은 용산에 있는 어느 교회 집사라면서 작년에 저희 교회 남녀전도회연합 헌신예배 때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모두가 큰 은혜를 받았기에 잊을 수 없었다며 서있던 의자 위에서 내려 내 귀에 입을 가까이 한 후 목사님, 이 치마를 덤핑 받을 때 250원 씩 주었는데 양떼를 입히려 사가시는 목사님께 어떻게 이윤을 남기겠느냐며 500원을 되돌려 주었지만 집사님도 장사해서 남는 게 있어야 교회도 섬기고 가정생활도 해야 한다며 뿌리치며 버스 탈 곳으로 가는 데 그러면 치마를 두 개 더 가져 가시라며 달려와서 내 어깨에 걸쳐놓고 장사하러 가셨다.
그런데 이튿날 오전 중 치마 3개가 반품되어 왔다. 그 연유는 계속 먹지 못해 허리가 가늘어져서 치마를 입을 수 없단다. 그 주름치마는 전문 기술자가 아니고서는 고쳐 입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애석하지만 맞는 사람에게 주라고 돌려보낸 것이었다. 다시 가슴이 찡하게 아파왔다.
할 수 없이 집에서 양장점을 하는 집사님을 불러 이 치마들을 입어야 할 분들의 허리에 잘 맞도록 고쳐 입혀 주라고 당부해서 모두가 입게 되긴 했으나 그 중 몇 분은 한 교회에 색상과 무늬가 같은 옷을 입고 다닐 수 없다면서 같은 치마를 입은 분들이 낡아서 못 입게 됐을 때 자기가 그 치마를 입고 나오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여인들의 복장의식에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몇 분은 치마는 좋은 것을 선물로 받아 좋지만, 상의가 마땅한 것이 없어 곤란하다는 말을 듣고, 신평화시장에 가서 다우다라는 나이론 천의 브라우스를 여러 사이즈로 구입, 나누어 드리기도 했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그러하셨듯 교회를 개척 설립하게 된 목회자는 자신의 가정 보다도 교회를 먼저, 가족보다도 양떼를 우선적으로 보살피며 구령 성과를 위해서는 양식도 공급해야 하고 옷가지나 신발까지도 사서 신기며 병원비나 약값까지도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기를 힘써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성도의 자녀가 학교 등록금이 연체되었다고 시험치는 시간에 쫓겨오는 기막힌 사정을 들을 때 그 학생을 데리고 학교 서무과에 가서 등록금을 계산한 후 시험을 치르게도 해야 했다.
“선한 목자는 양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하신 요한복음 10장 11절의 예수님 말씀을 되내이며, 눈물로 기도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최근 굿뉴스미션워싱턴필름(대표 이태봉 목사)이 한국성은교회 장재효 목사의 목회 일대기를 다큐멘터리(http://www.youtube.com/watch?v=ozEoEVL7-qc&feature=player_embedded)로 제작했으며, 기독일보에서는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된 장재효 목사의 목회 에세이 '야향(野香) 장재효(張在孝) 목사의 목회와 선교'를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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