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면서 왕의 명령을 받은 장군과 군인들이 그 나라에 속한 중요한 섬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은 왕을 대신하여 왕의 편지를 가지고 가서, 그 섬에 있는 영주에게 명령을 전하고, 그 명령의 시행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이때에 왕명을 가지고 파견된 사람들을 아포스톨로스 즉 사도라고 하였습니다.

사도(apostles)란 그러므로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사도는 특별히 예수님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많은 제자들 중에서 12명에 드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유대 땅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세상을 향하여 직접 보내셨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눈으로 보고 배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도의 반열에 아무나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바울이 사도에 포함 되는가 아닌가는 많은 사람들의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하여 직접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방인의 사도로 불리움을 받았음을 주장하였고, 이는 다른 사도들에게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요즈음 “신사도 운동”을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새롭게 사도는 그 수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사도는 초대교회의 일시적인 현상이었으며, 사도들의 시대에는 특별히 성경을 기록하여 진리의 기초를 이루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음을 생각할 때, 사도 시대는 그 이후의 시대와 분명히 구별됩니다. 사도적인 역할은 존재할 수 있으나 사도는 이미 초대교회의 현상으로 마무리 된 것입니다. 사도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그 이후의 시대를 우리는 “속사도 시대”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사도적인 특징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정통적인 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사도들의 전통은 말씀의 전통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다른 전통과 구별하여 그대로 깨닫고 지켜나가는 것이 참된 교회의 표지가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사도적인 교회는 실천하는 교회입니다. 사도적인 교회는 전도와 선교를 통하여 성장하고 성숙하여 나아갔습니다. 사도행전의 의미는 사도들의 실천(praxis, practice)입니다. 사도적인 행동은 그러므로 복음을 전파하고 봉사하면서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는데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과 새해의 시작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기도하며 힘써야 할 것은 신앙생활 중에 잃어버린 사도적 전통을 다시 확립하여 나가는 일입니다. 말씀을 사랑하고 그 말씀의 실천을 위하여 작은 적용부터 시작하는 것이 참된 회복의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