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미끄러져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붙잡을만한 나뭇가지 하나 없는 비탈에서 허공이라도 붙잡아 보려고 두 팔을 휘저으며 내려가다가 경사가 끝난 곳에 겨우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얼른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면서 혹시 보는 사람은 없었는지 주위를 둘러봅니다.

살다보면 미끄러운 곳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감정적으로 미끄러운 지대입니다. 때때로 분노의 감정이 우리를 넘어지게 합니다. 일단 화를 내기 시작하면 화가 화를 내게 합니다. 그렇게 화를 낼만한 일이 아니고 또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불타오르듯이 일어나는 화를 스스로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불길이 건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것처럼 우리가 내는 화도 소중한 인간관계를 맥없이 무너지게 합니다. 제일 좋은 길은 화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화를 낼만한 일이 보이거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리고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욕심이 과하여 미끄러질 때도 있습니다. 사람이 욕심에서 자유할 수는 없겠지만 욕심이 내 감정을 지배하면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도에 지나친 욕심을 탐욕이라고 합니다. 탐욕은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입니다. 탐욕에 사로잡히면 올바르지 못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악과 선을 구별할 수 있는 양심이 마비됩니다. 탐욕을 품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 길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위험한 비탈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길입니다. 탐욕이 마음의 문을 두드릴 때에는 자족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이상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쓸모없는 비교의식이나 경쟁의식 때문에 미끄러질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 되는 것을 볼 때에 겉으로는 칭찬하고 축하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입니다. 우리는 천사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은 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어 나를 지배할 때에 우리는 부끄러운 미끄러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럴 때에는 하나님을 찾고 생각하며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묵상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소박하심과 넉넉하심 안에서 우리가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를 넘어뜨리고 미끄러지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미끄러운 곳을 지날 때에 우리 손을 붙잡아주시고 넘어질 때면 일으켜주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손을 굳게 잡고 걸어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