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은진씨의 큰 아들 진우는 16살이다.어려서는 착하기만(?) 했던 아이가 청소년 시기를 지나면서는 부모 말을 거역하고, 무엇을 물어도 대답이 곱지 않고, 매사 불만이 많아 엄마의 성화도 받고 마침내 아버지의 큰 소리도 듣는다. 다소곳이 야단을 들었으면 나았을 것을 저도 화가 난다고 소리치고 말 대답을 하는 바람에 아버지에게 뺨을 맞고서는 분해서 집을 나간지 벌써 사흘이 된다.
사방 전화를 해서 친구를 통해 결국 통화를 하게 된 은진씨가 듣는 아들 진우의 불맨 목소리로 하는 말은, “내가 애예요? 왜 나를 애 취급하느냐고요? 왜 때리고 그러느냔 말이예요?”였다. 이러다간 아이를 영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어 달래고 또 달래서 일단 집으로 들어오게 하고, 여전히 역시 화가 난 남편을 설득하여 셋이서 결국 상담실을 찾았다. 상담이 진행되는 중에 상담자의 왜 그랬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볼맨 소리로 진우가 하는 대답은, “우리 부모님은 나를 아이 취급을 해요”였다.
진우는 전형적인 청소년기의 특징을 보이는 통상적인 청소년 중의 하나이다. 특별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다만 발달과정 상의 청소년기라는 시기를 지나면서 경험하는 특징들을 보이고 있는 중에 부모와의 상호관계에 문제가 있게 되고, 부모의 청소년기를 지나는 아들에 대한 다소 부족한 이해와 지나친 반응으로 인해 일련의 사건을 경험하게 된 경우였다.
청소년기는 통상 ‘격변의 시기’로 표현되지만 이 시기는 또한 인간의 성장 발달 과정상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문자적으로 어린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며 놀라운 성숙과 성장이 이뤄지는 인생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도전들을 잘 다루지 못하면 장래의 인생을 망치는 매우 민감하고 취약한 시기이기도 하다.
헤빙 헐스트(Richard Havinghurst) 에 의하면 인간의 발달과정 각 단계가 그 단계에서의 성취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면서, 청소년 시기의 발달과정상 과제는, 1) 또래들과 성숙한 관계를 가지기, 2) 남성적 혹은 여성적 역할을 수행하기, 3) 자신의 육신을 수용하기, 4)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행동을 하기, 5) 부모로 부터 정서적 독립을 이루는 일 등이라 설명한다.
그의 이론을 모든 것으로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관찰과 설명은 우리를 좀 더 생각케 하는 것은 틀림없다.
발달과정상의 과제들은 결국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게 한다. 이것은 부모이든 청소년기 아이 자신이든 수용하고 적응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청소년기의 발달의 주요 과제와 관련한 중요한 명제 중의 하나는, 부모로 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여 한 사람으로서의 ‘개체성(Individuality)’을 확립하는 일과 함께 여전한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건강한 소속감 및 연대감을 가지는 일사이의 균형을 가지는 일이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상담실에서나, 또래들 사이에서 서로 하는 흔한 대화들의 주제 중의 하나가 부모들이 자신들을 너무 아이 취급한다는 일이다. “우리는 더 이상 쪼끄만 꼬마 아이들이 아니예요!”이다. 여기에 반해 부모들이 하는 통상적인 하소연은,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귀여웠던 내 아이가 아니예요!”이다.
우리의 자녀양육에 있어 청소년기를 지나는 아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해 주고 있나? 우리는 청소년기의 자녀들이 겪는 도전들과 어려움들에 얼마나 관용적인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함과 함께 건강한 경계선과 원칙들을 지키도록 잘 돕고 있는가?
[이규현 컬럼] ‘부모님은 나를 애 취급해요!’
전인건강, 건강한 가정 회복을 위한 캠페인 #25- “건강한 인간관계와 청소년 이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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