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쟁이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흑인 후보 허먼 케인과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낸 미트 롬니 간 '2파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롬니 후보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간 경쟁 양상이 펼쳐졌으나 케인이 최근 급부상한 반면 페리는 급격한 퇴조세를 보이면서 새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케인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잇따라 선두로 치고 나오는 등 인기가 거침없이 상승 중이고, 롬니는 공식 후보 지명전이 초반에 열리는 4개 주에서 모두 우위를 지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과 시사주간 타임, 여론조사기관 ORC가 지난 18~20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해 26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후보 지명전 개막을 약 2개월 앞두고 롬니는 아이오와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뉴햄프셔와 플로리다에서는 두자릿수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 지명전은 내년 1월 3일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1월 10일 뉴햄프셔, 1월 2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1월 31일 플로리다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반면 케인은 4개 주에서 모두 2위를 달렸다.


롬니는 케인에 대해 아이오와 24%-21%, 사우스 캐롤라이나 25%-23%로 오차 범위 내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두 지역의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주지사 시절 낙태권리를 옹호하는 등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롬니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롬니는 매사추세츠와 인접한 뉴햄프셔에서는 27%포인트 차이로, 플로리다에서도 30%-18%의 여유 있는 우세를 보였다. 롬니가 현 추세대로 이들 4개주에서 승리한다면 일찌감치 경선을 마무리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케인의 급상승세가 놀랍다. 폭스뉴스가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인 후보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해 20%에 그친 롬니를 제쳤다. 케인으로서는 지난 8월말 6%의 지지율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2개월만에 지지율을 4배로 끌어올린 셈이다. 케인은 지난달 3차례의 후보토론을 거치면서 지지율을 17%로 끌어올린 바 있다.


반면 롬니는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케인에 뒤처졌으며, 지난 7월 이후 두 번째로 2위로 내려앉았다. 롬니는 지난 8월초에는 26%, 지난달에는 23%를 기록한 바 있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케인이 2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롬니가 21%로 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케인은 CBS-NYT 여론조사와 유사하게 이번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보수 성향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를 지지하는 공화당원 대상 설문에서 32%의 지지를 얻어 8%에 그친 롬니를 압도했다.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던 페리의 경우 이번 폭스뉴스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0%에 그쳐 전달의 19%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CBS-NYT 조사에서도 6%의 지지율에 그치면서 전월의 23%에서 추락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롬니나 케인 모두 앞날을 예측하기는 이르다. 케인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속속 1위를 차지하면서 지난주부터 언론이나 상대후보 측으로부터 집중적인 검증을 받고 있어 상승세가 유지될지 주목되고 있다.


페리로서도 이번 4개 주 조사에서 우세를 보였지만 아이오와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응답자 다수가, 플로리다와 뉴햄프셔의 응답자의 약 절반이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종전 공화당 경선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공화당 지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