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교 영화와 천주교 영화에 비해 기독교 영화는 뚜렷한 대중과의 접촉점을 찾지 못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일 백석대학교 방배캠퍼스 목양동 2층 소예배실에서 열린 기독교문화콘텐츠센터 심포지엄 ‘기독교문화콘텐츠 기획의 방향’ 강의에 나선 한신대 신광철 교수(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는 “불교 영화는 불교적인 삶의 존재 방식과 구도 과정에 카메라가 집중돼 있다”며 작품성과 흥행 양면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은 <만다라>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의 예를 들며 불교 영화는 ‘깨달음의 종교’라는 불교의 특성을 잘 표현해 대중성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주교 영화들도 헌신적인 이미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기독교 영화는 대략적으로 전기 영화의 성격을 지니는 것, 신앙의 힘으로 고난을 극복하거나 삶의 의미를 되찾는 내용을 담은 것, 기독교적 가르침을 확인·입증하는 내용을 담은 것 등이 있고, 전기 영화의 성격을 지니는 작품이 전체 기독교 영화의 반 정도로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독교 영화는 다소 자아도취적 성향을 띠고 있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기독교 영화가 나아갈 방향으로 LJ필름 이승재 대표가 제작하는 영화를 모델로 제시하기도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제작한 이 대표는 한 인터뷰를 통해 이런 영화들이 ‘기독교적 영화’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영화의 배경은 각각 불교와 천주교가 배경이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을 다소 담아내고 있다.

그는 영화 기획에 대해 “재미만 좇다 품격을 놓쳐서는 안 되고, 기독교적인 것만 고집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로부터 ‘도덕적 훈계와 자기 주장으로 가득 찬 영화’라는 혹평을 들었던 미국의 기독교 영화 ‘최고의 선물(Ultimate Gift)’의 예를 들며 “이같은 영화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