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자신의 종교를 둘러싼 최근 논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지지자인 로버트 제프리스 침례교 목사가 몰몬교를 `이단 '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다른 주자들이 일제히 "본질을 벗어난 문제 "라면서 롬니 전 주지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이는 선거운동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라면서 "이를 크게 이슈화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페리 주지사 진영을 겨냥했다.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방송에서 "나는 `최고 신학자(theologian-in-chief)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며 "몰몬교와 기독교를 비교 분석하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프리스 목사의 주장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비판했으며,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가 아는 몰몬교도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면서 "몰몬교가 이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이에 앞서 당사자인 롬니 전 주지사도 지난 8일 한 행사에서 "독설은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예절과 정중함도 가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제프리스 목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처럼 상황이 롬니 전 주지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서 제프리스 목사의 언급을 사전에 조율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페리 주지사측도 한발 물러서며 진화에 나섰다. 페리 주지사의 마크 마이너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페리 주지사는 몰몬교를 이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독교를 믿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롬니 전 주지사의 종교를 둘러싼 논쟁은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롬니 전 주지사가 지난 2008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몰몬교라는 이유로 공격을 받았다고 전한 뒤 "미트 롬니의 몰몬 이슈가 다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