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한국 대표적 기독사학인 한동대에 입학한 아랍계 학생이 무슬림으로 자신의 신앙을 적극 변증하고 나서, 당시 기독교인 학생들이 신앙 정체성의 심각한 혼란을 겪는다는 기사를 본 일이 있다. 자기 신념이 확실한 한 명의 무슬림이 다수의 기독교인들을 혼란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도 기독 대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데 한 차례 교계의 반향이 일었던 사건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지금 한인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영원히 남의 일일 것만 같던, 아니 애써 외면해 왔던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섰다.

최근 한 이슬람권 선교사는 선교컨퍼런스를 통해 “헌돈에 위치한 한인교회 건너편에 약 400명이 모이는 지하모스크가 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자세히 알아보니 8년 된 이 지하 모스크는 최근 근처에 위치한 감리교단 한인교회에 교회당 렌트를 할 수 있는 지 의뢰하면서 한인 교계에 그 존재가 알려졌다. 이 지하모스크는 교회당 렌트를 거절당하자 주차장이라도 사용케 해 달라고 간청해 현재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버지니아주에만 약 100여개 지하모스크가 존재하고 80여개 공식 모스크가 위치해 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이 지하모스크 근처 한인교회 주일학교를 7년 간 다녔던 한인계 청소년이 무슬림으로 개종했다는 사실이다.

헌돈 지역 교회를 다니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 학생은 고등학생이며,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학생이다. 학교에서 무슬림 친구들에 의해 ‘무슬림이 한번 되어보라’라는 권고를 수차례 받았다는 이 학생은 오랫동안 고민하다 ‘기독교인 친구들이 전도하는 것은 보지 못했는데 신앙을 열정적으로 증거하는 이들을 따르고 싶다’는 인상과 함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다 결국 무슬림이 되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슬림으로 개종한 후에도 전에 다녔던 한인교회로 와 자신의 신앙을 변증한다는 것이다.

한번은 6주 동안 진행되던 이슬람 컨퍼런스에 참여해 ‘나는 미국인 무슬림이다’라고 당당히 자신의 정체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무슬림이 기독교인으로 극적으로 전도되는 영화를 상영하던 중, 혼자 교회당 뒤로 가서 이슬람 기도 매트를 깔고 벽을 보고 메카를 향해 기도 하기도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교회 리더는 당시 이 학생을 조용히 불러내 “이 곳은 예수님을 예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건물이니 이러면 안된다”고 권고 했지만 “왜 타종교에 대해 관용적이지 못하나?”라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무슬림 선교의 문제가 당장 한인교회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종이다.

다시 한국 얘기로 돌아가보면, 기독대학에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입학한 학생은 왠만한 기독 학생들 보다 해박한 성경 지식으로 ‘이슬람이 진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학교측과 대화한 기독 학생들은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아브라함이 성경을 인용하며 이슬람을 대변할 때)놀랐다”는 등의 증언을 했다.

대학 측은 기독 학생들의 이슬람 교육이 절실함을 판단하고 이슬람 동향 교과목을 채택하고, 이슬람 관련 세미나를 개최키로 했다. 이후 ‘이슬람 교육’을 강조했던 이 대학처럼, 한인교계도 최소한의 이슬람 교육을 실시하는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