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12일 저녁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복지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특히 토론회 직전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한 때문인지 페리 주지사와 롬니 전 주지사간 양자 구도가 더욱 뚜렷하게 형성됐다는 게 미 언론의 중평이다.


CNN방송과 티파티의 후원 속에 열린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8명의 대선주자들은 연금 등 사회보장 제도와 관련해 논쟁을 벌였다. 페리 주지사는 미국의 연금제도가 파산(bankrupt)한 시스템이라고 전제한 뒤 "이제 이 나라의 연금제도를 어떻게 고쳐야하는지에 대해 정당한 토론을 벌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연금제도를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라고 묘사한 것 때문에 다른 주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역시 선봉은 롬니 전 주지사가 나섰다.


롬니는 "폰지라는 말이 얼마나 노년층을 겁주는지 아는가"라고 관심을 유도한 뒤 "내 생각은 분명히 (페리와) 다르다. 사회보장제도는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이며, 어떻게 재원조달을 할 것인지, 그런데서 변화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리 주지사는 또 젊은 여성들에게 `자궁암 전염’을 막기 위한 백신 프로그램을 추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일로도 공격을 당했다. 특히 페리 주지사와 지지층이 겹쳐 최근 하락세가 역력한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이 이를 물고 늘어졌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이 나라는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필요하다"며 "사회보장제도 해체를 요구한다면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 폴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연금제도가 파산 지경이라는 페리의 견해에 동조하면서도 "하지만 나는 페리를 더 이상 공격하지 않겠다. 그러면 내 세금을 또 올리지도 모르니까"라고 비꼬았다.


기독교 편향 논란 속에서도 보수 우파 성향이 강해 티파티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페리 주지사는 수세적인 태도를 유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특유의 '배짱 있는 발언'으로 토론회에 모인 티파티 회원들의 박수를 이끌어내는 여유도 보여줬다.


이날 공화당의 탬파 토론회는 복지정책보다는 감세와 재정지출 감축을 추구하는 공화당의 경향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토론회에서 페리 주지사에 대한 공격이 집중되고 폴렌티 전 주지사의 롬니 지지 선언 등 공화당 경선구도가 변화하는 것은 페리 주지사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페리 주지사가 그동안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한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공화당내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중도.무당파를 자극하는 페리 주지사의 행보에 공화당 엘리트들이 불안한 눈길을 보내며 그 대안으로 롬니 전 주지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폴렌티 전 주지사는 이날 공화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심각한 경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아울러 자유를 상징하는 미국 역사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은 그를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로 만들 것"이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