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만 성숙해진 게 아니었다. 세 자매는 신앙뿐 아니라 내면까지 성숙해졌다. 오랜만에 찬양 선물을 들고 돌아온 ‘소녀’들이 각자 믿음(한나), 소망(한샘), 사랑(한별)을 1년간 묵상한 끝에 새 앨범을 들고 ‘여인’이 되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어느덧 여대생이 된 한스밴드는 곧 정규 4집앨범으로 대중무대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작년에 낸 싱글을 제외하면 6년여만의 컴백. CCM 앨범도 5년만이다. “CCM 사역은 우리 활동의 십일조라고 생각해요.” 이날도 대전의 모 부대 군인교회 사역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4월 발표 예정인 정규앨범은 막바지 작업중이라고 귀띔했다.

타이틀곡 ‘You Smile, Don’t Cry’는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음악감상 사이트 멜론(www.melon.com) 등에서 벌써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듣는 CCM이 됐다. 한나, 한별, 한샘 세 자매가 조금씩 가사를 써서 완성된 이 곡은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쓰여졌다고 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참 사는 게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난 너를 그 누구보다 사랑해 이 세상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으로 이어지는 후렴이 돋보이는 타이틀곡 ‘You Smile, Don’t Cry’는 편안하고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가사와 차분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막내 한샘이 작곡한 이 곡은 천관웅, 사랑이야기, 소망의바다, PK, 에이멘 등 많은 CCM 사역자들이 게스트로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게스트 이름을 보니 또 하나의 반가운 이름이 있다. 바로 장미란 선수. “극동방송을 진행하면서 알게 됐는데, 참 착한 친구에요.” 장 선수와 한나가 동갑이라는 사실.

한스밴드는 CCM인 이 곡을 4집앨범에서도 타이틀곡으로 내세울 작정이다. ‘가요앨범 타이틀곡으로 CCM을 넣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려는데, “저희가 충청도 시골에서 올라와 어린 나이에 가수가 된 것도 사실 기적이잖아요? 저희가 하는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거라 생각해요.”라고 한별이 힘있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미국의 경우처럼 CCM을 대중무대에서 인정받게 하고픈 한스밴드의 소망이 이 곡에 담겨있다.

세 자매는 이번 앨범 제작에 적극 참여했다. 악기로 참가하는 것은 물론, 한샘은 타이틀곡과 예배곡 스타일의 ‘나를 보세요’를 작곡했고, 맏언니 한나는 프로듀싱을 맡았다. 한별은 옥합을 깨뜨린 여인을 표현한 곡 ‘주님만이’를 홀로 불렀다. 이들은 다음 앨범에서는 더 많은 곡을 쓰고 앨범 제작에도 더 많은 부분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밖에 소리엘과 함께 부른 곡 ‘이삭’은 아브라함과 이삭의 믿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소 경쾌하게 그려냈다.

한스밴드는 최근 부쩍 신앙적으로 성숙해졌다고 고백했다. “데뷔하고 처음엔 왜 대중가수가 됐냐고 누군가 물으실 때마다 ‘하나님 찬양하려고요’라고 습관적으로 대답하곤 했어요.” 데뷔 초에는 아무것도 몰라 오히려 편안했었다는 한스밴드는 훌쩍 시간이 흐른 지금, 이런저런 힘든 일 속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게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위 여러 분들이 신앙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삶의 목적을 찾았다고 해야 될까요. 그런 어려움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잘 알려진 것처럼 세 자매는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난 ‘모태신앙’이다. 오락실에서 만난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담은 이들의 대표곡 ‘오락실’을 생각하면 아버지와의 사랑스런 기억이 많을 듯 하지만, 아버지는 이들이 아직 초등학교를 다닐 때 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지만 저희들이 밝게 자라난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해요.”

마음씨처럼 얼굴도 몰라보게 예뻐진 세 자매는 28일 캄보디아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떠난다. 일반 대중들에게도 보여줄 ‘You Smile, Don’t Cry’ 뮤직비디오이기에 각오가 남다르다. 촬영은 캄보디아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28일부터 오는 4월 3일까지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외에도 여러 교회를 다니며 공연도 하고, 봉사 활동도 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에 간다고 하면 우리가 무언가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시죠?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때묻지 않은 모습에서 은혜를 받고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