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하원은 1일 디폴트(채무상한 불이행) 시한 도래를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 찬성 269표, 반대 161표로 합의안을 처리했다.
당초 이번 합의안에 대해 하원의 공화당 내 티파티 그룹과 민주당의 진보성향 의원들에서 반발이 제기돼 진통이 있었지만 무난히 통과됐다.
부채상한 증액 합의안이 반대 의원들이 많았던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미국이 디폴트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막판 장애물은 넘은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하원보다는 이 합의안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기 때문에 2일 예정된 본회의 표결에서 하원 통과안을 무난히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채상한이 증액되지 않을 경우 디폴트에 들어가게 되는 시한인 이날 자정전에 상원 표결을 거친 최종안에 대해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역사상 초유의 디폴트 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세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미 국채상한 증액 논란은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디폴트 시한일까지 쫓기며 벼랑끝 협상을 벌였던 미 정치권의 리더십 실추와 신뢰 하락으로 향후 미국 경제의 신용이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양당 지도부가 전날 합의해 채택한 이 법안은 부채상한을 2조달러 이상을 증액하고, 향후 10년간 2조1천억달러의 지출을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2단계 감축 방안 마련을 위해 초당적인 의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재정지원 프로그램 손질과 세제 개편 방안까지 검토해 오는 11월까지 추가 방안을 제출토록 했다.
특히 2조5천억달러 삭감액중 9천억달러의 지출은 즉각 삭감이 이뤄지도록 했고, 여기에는 국방분야 예산 3천5백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공화당내 티파티 보수파 의원들은 지도부 합의안에 대해 지출 삭감 규모가 충분하지 못하며 추후 증세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비판했고, 사회보장 지출 삭감에 반대해온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도 합의안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민주,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아침부터 하원 표결을 앞두고 반대파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총력전을 펼쳤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등은 이번 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존 헌츠먼 전 유타주지사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