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저는 미국 전역과 캐나다의 예술가들을 위한 4일간의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CIVA(Christian In the Visual Art/시각 예술분야의 크리스천)라는 단체가 후원하는 것이었습니다. CIVA는 10년도 훨씬 전에 크리스천 예술가들에 의해 결성된 단체로서, 함께 모여 성경적 관점에서 서로 공감하며 격려와 교제를 나누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스천 예술가들은 크리스천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예술을 한다는 것이 매우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경험해왔습니다. 그것은 훌륭한 예술이 생계유지를 위한 돈을 버는 것과는 잘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어려움 때문이었다기보다, 오히려 교회와 관련하여 겪게 되는 경험들 중 대부분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비기독교적인 세계에 속한 사람들로부터 호되게 거부당하면서도 크리스천 예술가로 바로 서면서 주님 앞에 신실한 예술가로 나아가고자 노력한다는 것은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큰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예술가적 소명의 가치에 대하여 의심하는 다른 크리스천들 속에서 예술가라는 직업을 지켜나가며 참된 신앙인으로서의 진실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크리스천 예술가들에게 부과된 또 다른 모습의 개인적 과제입니다.

격년으로 열리는 CIVA 집회에서는 크리스천 예술가들이 영적으로 그리고 성경적으로 서로를 지지해 주고 예술의 실기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그들의 갈급한 요구들을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CIVA는 미약한 시작으로부터 출발했으나 이제 미 전역과 전 세계 수백만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사역으로 성장했습니다.

여기서 작은 예를 하나 들어보고 싶습니다. 에디는 예술분야의 미국 일류 대학을 최근에 졸업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영적인 격려, 특별히 예술이라는 직업으로 주님을 따르고자 할 때 겪게 될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소망으로 이번 년도 CIVA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녀는 그동안 세속적 환경에 점령당한 예술 영역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조언들이 너무도 부족한 것을 느끼며 혼란에 빠져 있었고 격려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회를 마쳤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에디는 집회를 통해 세상에는 과학 분야의 연구나 집을 설계하고 짓는 일, 수학과 역사와 문학을 가르치는 일, 법을 시행하는 일 등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가로서의 비전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진지한 크리스천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믿음과 소망을 견고히 다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지금쯤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술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야”라고. 적어도 예술이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나 국가 법정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법률가가 되는 것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신학생이나 신학교수가 되는 것보다는 당연히 중요하지 않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결론짓는 것에 대하여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렇게 결론짓는 것에 대한 두 가지 허점을 지적하며 논의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그렇게 결론짓는 것은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개념을 묵살하는 태도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많은 구성원들과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경은 그것을 몸이라는 실질적 비유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몸의 각 부분이 다 다르지만 모든 부분이 몸의 전체기능과 생명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성전을 짓고 또한 유지하라고 예술가들과 장인들을 세우셨던 것에 대하여 익히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위해 예술을 제공해 주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또한 예술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적, 문화적 삶에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부분으로 보셨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하나님의 백성들 중 어떤 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예술적인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창조적 재능을 은사로 받았고 예술가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들의 작품들 중 어떤 것은 구상적일 수도 또 어떤 것은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로, 이 타락한 세상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의 순위를 매겨 본다고 할 때, 육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과 영혼 구원의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 성경을 공부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예술의 위치는 당연히 하위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사도 바울과 같은 성경교사나 복음 전도자들의 과업이 생활과 문화를 위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자들의 과업보다 훨씬 중요하다 라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러한 주장으로부터 예술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서 중요하지도 적당하지도 않으며, 또한 우리가 창조적이고 영적인 존재로서 결정적 역할을 감당하는 것에 있어서도 중요하거나 적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그것은 큰 잘못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몸의 비유를 사용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즉 그것은 눈과 심장이 가장 중요하니 눈이나 심장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들은 모두 가치가 없으므로 잘라버리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고나 재난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을 경우, 인간의 몸은 발가락이나 손가락 혹은 수족중 하나 없이도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이고 건강한 인간의 몸이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창조하신 대로 모든 부분들을 있어야 할 자리에 제대로 가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몸의 아주 작은 혹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잃어버리거나 다쳤을 경우 우리는 몸 전체가 “훼손되었다”라고 보게 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예술이 복음을 이해하거나 전파하는 일 만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하는 노력들 중 복음을 이해하거나 전파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그 무엇도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술은 우리들 중 어떤 이에게는 하나님의 가장 적당한 부르심으로서 적용됩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다른 예술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할 경우 예술가 자신이 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클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교회 공동체가 갖고 있는 수많은 연약함중 하나인데, 일부 비 성경적인 물질적 혹은 영적인 이원론을 따르는 자들은 예술을 “영적이지 않거나” “세상적인”것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들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부르심(소명)과 직업에 대한 원리를 무시하는 자들입니다. (계속)

R. Wesley Hurd는 현재 멕켄지 스터디 센터와 쿠텐베르그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예술 교육, 성경 연구에 대한 학위와 교육경영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1979년에는 MSC를 설립했다. 그의 가르침은 세계관적 이슈들, 특히 예술분야에 관련된 세계관적 이슈들에 집중되어 있다.

출처: 예술의 발현과 선교를 지향하며 아름답고 영화로운 예술장르를 그 목적으로 하는 공동체 아트미션(www.artmiss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