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는 증상이 나타난 부위가 다를 뿐 근본적인 원인은 같으므로 치료 방향이 비슷하다. 하지만 퇴행성 디스크는 다르다. 퇴행성 디스크는 척추가 퇴행하면서 변형이 발생하여 척추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생긴 질병이기 때문이다.

닳을 대로 닳고 손상된 뼈가 새것처럼 재생될 리 만무하니 언뜻 치료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 쉽지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환자 개인의 상태나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기간에는 차이는 있을지언정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튼튼하게 재생될 수 있으니 말이다. 보편적으로 3~4개월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증상은 사라지게 되지만, 퇴행성 뼈와 인대를 재생시켜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6~7개월간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나수기요법은 부드럽고 약하게 뼈와 뼈 사이를 늘여줌으로써 찌그러지고 납작해진 디스크를 늘여주고 기혈의 순환을 도와준다. 특히 디스크가 제자리를 찾게 되어 통증을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치료 후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힘에 부치는 노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등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원기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만 퇴행성 디스크의 치료는 변형이 발생한 척추의 안정과 강화가 중심이 되어야 하므로 수기요법보다는 침요법과 추나약물 치료에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는 수분과 영양물질이 빠져나가 제 구실을 못하는 디스크에 부족한 요소를 보충해 준다. 뿐만 아니라 뼈에는 칼슘을 보강시키고 근육과 인대는 튼튼하게 하여 퇴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노인성 퇴행성 질환의 경우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매우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삐뚤어진 뼈를 교정한다고 무리하게 수기요법을 시도하다가는 자칫 뼈가 손상될 수도 있으므로 질환에 맞는 치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퇴행성 디스크가 꼭 ‘노인성’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뼈나 디스크가 실제 나이보다 빨리 늙는 젊은 환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 젊은 환자에게도 퇴행성 디스크 치료의 원칙은 마찬가지다. 이미 뼈가 퇴행을 시작해서 관절의 기능이 떨어졌다면 추나약물 치료에 역점을 두어 뼈의 퇴행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물론 퇴행이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추나수기요법으로 기혈 순환을 돕고,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추나약물요법으로 퇴행성 디스크 질환을 치료할 때는 퇴행화한 연조직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을 1차 목표로 삼는다. 용각교탕이나 양근탕은 뼈와 근육에 칼슘을 보충하면서 쓸데없는 뼈가 자라지 않도록 도와주며, 주위 조직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몸을 보호해 준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허약해진 근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약침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퇴행성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평소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커피나 콜라 등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어 온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치료가 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추나약물을 꾸준히 복용하여 뼈의 퇴행 속도를 줄이면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운동으로 꾸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건강한 삶을 되찾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