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의 외도를 유쾌하고 쿨하게 그려놓은 불륜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이 유부녀들에게 바람을 권하고 있다.

영화는 ‘이슬’과 ‘작은새’라는 두 유부녀가 반복되는 삶의 일탈을 위해 채팅이라는 너무도 쉬운 방법으로 바람을 피우면서 시작된다. 이슬은 20살의 대학생과, 작은새는 증권회사원과 모텔에서 만나 바람을 피우게 된다. 영화 속에서 이들 남녀의 사랑은 애틋하고 상큼한 것으로 묘사된다. 또 이슬이 남편에게 불륜현장을 들켰을 때에도 “나도 남편의 바람에 맞대응했다”는 당당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유부녀의 외도를 가볍고 짜릿한 것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이전의 불륜영화 ‘밀애’, ‘해피앤드’, ‘바람난 가족’ 등의 우울하고 비극적인 불륜의 이미지와는 차이가 크다.

지난달 18일 장문일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바람에 대한 생각이 없던 사람이라도 한번쯤 바람피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독의 의도대로 이 영화는 불륜의 죄악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인물 내면의 심리도 과감히 삭제한 채 불륜의 짜릿함만을 강조했다.

‘바람피기 좋은 날’ 홈페이지의 영화평에는 ‘이 영화 또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당장 많은 파트너들과 바람피고 싶다.- everydayfun’ ‘매너좋은 남자가 한번 사귀어 보자고 작업걸 때 진짜로 넘어가서 바람피고 싶다 - starwon1’ ‘이 영화는 불륜을 너무나도 코믹하게 만들어 놓았다- saint’ 등의 영화평이 연신 올라오고 있다.

불륜을 소재로 한 영상물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유부남 유부녀의 불륜을 그린 드라마 ‘애인’, ‘앞집여자’, ‘고백’, ‘외출’, 유부남과 여대생의 불륜을 그린 ‘푸른안개’, 남편의 외도로 자신도 다른 남자를 만나 결국 이혼하는 ‘밀애’, 유부녀의 이중생활을 그린 ‘결혼은 미친 짓이다’, 온가족이 바람을 피우는 ‘바람난 가족’ 등 불륜이란 소재가 일상화되어 버린지는 오래다. 지난해 한 조사기관에서 20~30대 중반의 기혼녀 169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3%가 남편 이외에 사귀는 애인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N세대 문화닷컴’의 저자 임남윤 목사(연희교회)는 “적절치 못한 소재의 프로그램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의 어린이들이고 청소년”이라며 “영상물을 볼 때 그것의 주제가 무엇이고 그것이 제시하는 삶의 기준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사유하는 수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대중매체에서 중대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여러 전문가들이나 시민운동기관 등에 적극적으로 문의해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과 같은 실질적인 대응도 벌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