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국제빙상경기연맹) 여자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가 함량미달 선수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19일(현지시간) 올림픽이 끝난 해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는 메달리스트들이 빠져 다소 김빠진 대회로 치러지는 것이 관례이지만 올해는 최악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 신문의 피겨전문기자 필립 허쉬는 "지난 30년동안 피겨스케이팅을 취재해 왔지만 금년처럼 저조한 대회는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허쉬 기자는 지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이 끝난 후 그해 가을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엔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 미국의 키미 마이스너 등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해 은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현재 4개대회가 치러진 올해 그랑프리 시리즈는 우승자만 나왔을 뿐 정상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열린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일본의 무라카미 카나코도 나이가 16살에 불과해 관심을 끌었을 뿐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수준미달이라고 꼬집었다. 4차례나 중대한 실수를 범해 과연 챔피언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허쉬 기자는 아사다 마오의 난조를 자업자득으로 풀이했다. 올림픽에서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아사다의 점프는 최정상급인데 왜 프로그램을 바꿔 고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 점수가 시니어 대회보다 높다는 것은 피겨계의 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입증해 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에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가 불참했지만 만일 김연아가 나왔다면 '한 발을 뒤로 묶고 나와도 이 수준의 선수들을 이길 수 있었을 것'(she could beat the current level of this crowd with one leg tied behind her back)이라고 김연아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허쉬 기자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일본 도쿄)에서 김연아의 우승은 거의 확실시 된다고 내다봤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