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무비자협정이 체결된 이후 비자발급 거부율이 크게 늘어났다.

미 국무부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 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기간 중 한국인들에 대한 비자 거부율이 무려 9.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두배가 증가한 수치다. 10명 중 한 명 꼴로 비자발급이 거부당한 셈이어서 일각에선 이러다가 무비자 협정이 취소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8년 조지 부시 대통령 재임시절 유럽의 체코 등 8개국과 함께 무비자협정 국가로 선정됐다. 시행 첫 해 3.8%에 불과했던 거부율이 거의 10%로 껑충뛰어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비자잠정면제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의 혜택을 받고 있는 아시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 뿐이다. 유럽은 30개국, 오세아니아에선 호주와 뉴질랜드 등 전세계 36개국 만이 비자없이 미국에서 90일동안 체류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매년 비자발급 거부율을 심사해 기준치를 넘어서면 협정을 취소한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도 무비자 입국 혜택이 주어졌으나 불법장기체류자가 급속히 늘어나 취소된 전례도 있다.

한 관계자는 거부율이 10%를 넘어서면 재심사에 회부돼 자칫 무비자 협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비자 협정은 미국이 관광산업과 경기활성화를 위해 지난 1986년 처음 도입한 제도로 현재 대만과 이스라엘, 브라질, 루마니아, 폴란드 등이 가입신청을 해놓고 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