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태섭(송창의)-경수(이상우) 동성애 커플을 등장시켜 방영 내내 논란을 몰고 왔던 김수현 작가가 종영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살인자보다도 동성애자가 안 된다고 하니…”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처음부터 이들을 성적인 존재로 접근한 것도 아니고 구경거리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드라마에서 동성애자를 희화화시키는 것이 너무 싫다”며 “거창하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고, 그저 주인공 가정에 자식이 많다보니 그 중 하나쯤은 동성애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를 다루면서 태섭-경수의 스킨십을 약화시킨 것 정도만 빼고는 아쉬움 없이 다 했다”며 “동성애 때문에 일간지에 우리 드라마를 비난하는 광고까지 실렸는데, 이 드라마를 기획했을 때는 조금 시끄럽긴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난리가 날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같은 동성애 설정을 하고도 그는 소위 ‘막장드라마’에 대해 “차라리 대놓고 ‘악녀’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를 쓰면 이해하겠지만, 너무나 멀쩡한 캐릭터들을 놓고 꼬일 대로 꼬이고 아귀도 안 맞고 개연성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 그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다 그렇게 사악한가 싶다. 인간을 너무 망가뜨리고 있다. 모두들 품격있게 일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 작가는 특히 논란이 가장 극심했던 성당 언약식 장면에 대해 “내가 원래 ‘멍청’해 설마 문제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촬영하다 쫓겨났다는 소리를 듣고 모자란 세 컷을 대신해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는 대본을 써서 보냈지만, 통편집이 될 줄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어떡하겠나. 종교라는 게 무섭지 않나. 솔직히 종교는 ‘품’조차 없어야 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너무 달콤하게 생각했나 보다 싶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