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씩 손을 닦아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나 아니면 가스 불을 잠근 후에도 계속 몇 번씩 확인해야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성격이 강직하고 , 매사에 정확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너무 매사를 지나치게 완벽하고 철저하게 하다 보니 결국은 이러한 강박적 행동에 시간과 정력을 쏟아버린 나머지, 그 외의 생활이 거의 희생되어 집니다.

이런 강박적 행동 현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계속 반복되어 행해지는 행동으로 본인이나 주위의 사람들을 무척 당황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병입니다. 정신분석학을 체계화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하면 처음에 인간이 태어났을 무렵에는 이성의 힘이없고 강한 감정만이 왕성한 상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아기는 배고프면 울고 , 어머니가 안아주면 행복해하고, 아프면 보채는 등 감정에 의해 행동할 뿐이지 어머니의 사정을 봐주느라 참았다가 울거나 , 먹는 행동은 갓난 애 때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본능적이고 감정만이 가득 찬 자아 상태를 ‘Id’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 아기에게 조금씩 지각이 생겨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려면 덮어놓고 우는 것 보다 좀 참아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 아무리 급하더라도 대소변은 화장실에 가서 봐야하는 등 이성이 발달하기시작 합니다. 그리고 동생이 태어나서 어머니의 사랑을 몽땅 빼앗기더라도 동생을 때리면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을 테니 꾹 참고 오히려 더욱 사랑하는 어른스러운 지혜도 배우게 됩니다.

이렇게 이성이 생기고 제법 어른스럽게 행동 할 수 있게 되는 상태를 프로이트는 ‘Ego- 즉 자아’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가끔 아버지나 어머니가 화내는 것을 대하면서가능하면 벌을 받지 않으려고 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경찰관’을 만들어 놓고 ‘ 이런 짓을 하면 안 돼!’ 하고 꾸짖는 것 같이 스스로의 행동이나 생각을 비판하고 제어하는 능력이 생기는데, 이 기능을 ‘ Super Ego- 즉 초자아 ’ 라고 합니다.

이 초자아의 기능 중에 우리가 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는 분야를 ‘ 양심’ 이라고 합니다. 이 마음속에 있는 경찰관은 죄를 짓지 않게 도와주고 학교가기 싫은 날에도 갈수 있도록 의지를 주고, 옳은 행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자아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하게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한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많은 경우에 삶을 힘들게 삽니다. 항상 너무 심각하며, 큰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거나 , 자신이나 남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 됩니다.

그 반면에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잃었다든가, 다른 이유로 초자아가 형성되지 못한 사람들은 주로 본능에 의해 행동할 뿐 그것을 억제할 힘이 없으므로, 이기적이고 준법정신이 없는 반사회적 인간이 되기도 합니다. 강박현상은 쉽게 말하면 우리 마음속에서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 ‘이드’와 이를 강하게 제지하려는 초자아가 계속 싸우는 동안 지각 있고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야할 자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