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이 중국을 꺾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실격판정으로 금메달을 강탈당했다.

24일(현지시간) 조해리, 박승희, 이은별, 김민정으로 구성된 한국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은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3,000미터 계주결승에 출전, 2위 중국을 크게 앞지르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명의 한국 여전사들이 얼싸안고 태극기를 흔들며 서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잠시 심판진은 한국에 이해할 수 없는 실격판정을 내렸다.

결승선 5바퀴를 남긴 레이스 도중 치열하게 1,2위를 다투던 한국과 중국선수의 한 차례 가벼운 부딪힘이 있었는데 심판은 어이없게도 이것을 한국의 반칙이라고 판정한 것이다.

심판진은 접전 도중 앞서가던 김민정의 손이 뒤따르던 중국 쑨린린의 얼굴을 쳤다고 실격사유를 전달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선수들은 이 부문 올림픽 5연패를 눈앞에서 놓쳤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2006년 토리노까지 이어져오던 금빛 역사가 실력이 아닌 황당한 심판판정에 의해 마감됐다.

한국이 실격되면서 3위 캐나다가 은메달, 꼴찌 미국은 동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한국선수들이 흘리는 통한의 눈물에는 아랑곳없이 퍼시픽 콜리세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어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한국은 지난 2002년 김동성에 이어 또 한 번 심판에 의해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충격에 빠진 한국여자 쇼트트랙은 사상 첫 노골드의 위기에 사로잡혔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