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사순절이 2월 17일 '재(참회)의 수요일'(Ash Wendnesday)을 시작으로 사순절이 시작된다.

사순절(四旬節)은 부활절을 기준으로 주일을 제외하고 부활절 전야(Easter Eve)까지의 40일간을 말하며 대속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그리스도가 겪으신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며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이다.

초대교회에서는 사순절 기간 동안 새롭게 세례 받는 자들이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 수난을 묵상하고 금식하며 회개하는 가운데 세례를 준비했으며, 교회와 성도는 자신의 신앙과 삶을 되돌아보고 우리를 위해해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었다.

한국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순절 기간 동안 경건 훈련과 신앙 교육, 기도회와 성서 연구 등을 진행하였고 거듭남의 체험이 있고 주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다짐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또한 재의 수요일로 시작하는 사순절 기간은 통상적으로 헌신, 자제, 금식 등으로 육신적 욕망을 절제하며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기간이었다. '재(참회)의 수요일'로 불린 것도 옛 부터 이 날에 참회자 머리 위에 재를 뿌린 관습에서 유래되었을 만큼 사순절 기간에는 술과 육식을 금하고 마음과 몸을 깨끗이 하며 부정한 일을 멀리하고 성경 말씀에 집중하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순절 기간은 이런 전통이 남의 이야기 그저 오래된 이야기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더욱이 매년 교회에서 치러지는 연례행사 중 하나로 전락하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날 교회에서 십자가와 회개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충격이 되지 않는다. 목회자들 뿐 아니라 성도들 역시 교회가 본질을 상실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선교사를 많이 파송했던 유럽은 교적에 등록된 인구가 65%이상 이라고 하지만 정작 교회에 나오는 인구는 5%에 불과하게 됐다. 그것도 젊은 세대는 교회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머리가 하얗게 샌 노인들 몇 명만이 텅 빈 교회, 곧 다른 용도로 사용이 변경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 나라에서는 신이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님과 예수님은 물론이거니와 회개나 절제, 경건이란 단어는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 됐다. 두툼한 가죽 성경이 화분의 받침대로 사용된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는 성경을 얼마나 멀리하고 있는가를 가히 짐작하게 한다.

이번 사순절과 부활절에는 우리의 교회와 가정에, 일터와 사업장에 가장 중요한 나의 가슴에 십자가가 새롭게 세워져야 하겠다. 교회에 십자가가 든든히 바로 서고 회개와 경건의 능력이 살아나야하겠다.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살리시고 대신 죽으신 예수님이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삶이 그분의 삶이 되고 예수님의 삶이 내 삶이 되어야겠다.

바쁜 이민의 삶일지라도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를 통해, 성경 강해를 통해, 가정예배와 말씀 묵상을 계기로 각 성도와 가정이 성숙하고 자녀들이 고결한 신앙을 전수받으며, 교회가 건강해지는 기간으로 삼아야 하겠다. 성도들의 마음에 산재되어 있는 갈등과 미움 가운데 그 모든 것을 사랑으로 덮으시고 원수까지 용서하신 예수님의 피 묻은 십자가가 심겨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