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박세록 선교사와 김종찬 목사를 만난 곳은 한국 의료선교의 요람인 세브란스 병원이었다. 교직원 수요채플에서 차분하게 동족선교의 내용을 전하는 박 선교사의 메시지에서 ‘이 일은 언젠가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인데…’라는 다짐을 했었고, 직원수련회 때 찬양개스트로 만났던 김 목사에게서는(당시는 전도사)

‘돈과 인기를 떨쳐버리고 새로 발견한 진리에로 행진하는 기쁨의 힘’을 느꼈었다. 현재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 말고는 전혀 다른 분야(의사와 대중가수)에서 활동했던 두 분이 전도와 선교의 일로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두 분의 사연을 알고 보니 회심하기 전에 한 가지 큰 공통점이 있었음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둘 다 밤새 돈을 셀 만큼, 한 때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의사로 유명해진 박 선교사께서 어느 날엔 진료비로 받은 현금수표를 밤 늦게까지 세다가 지쳐 잠이 든 후, 아침에 그만 휴지인줄 알고 버렸다는 일화(그의 저서 ‘사랑의 왕진가방’ 70쪽)가 있다. 김종찬 목사도 소위 한창 잘 나가던 때는 당일 공연을 하고 받은 출연료(현금)를 밤새 세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돈을 세는 기분이 좋았는데, 세면 셀수록 자기의 눈매가 더 매서워지고 마음까지 더 싸늘해 지는 자신을 보았다’고 했고, ‘어려서의 배고픈 고통을 통해 삶을 알게 하시고, 성공과 부를 잠시나마 맛보고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임을 배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두 분의 고백을 들어보면(밤새 돈을 세어 본적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잘 이해 할 수는 없지만…) 부와 명예를 끝까지 삶의 우선순위로 하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목적을 다시 세운 점과 주님의 뜻을 전하러 세계 각지를 다니는 것이 또 공통점이다.

요즈음 경제가 어렵다 보니 마음까지 닫혀 전도하기가 힘들고, 선교를 위한 기부와 헌금하는 일이 쉽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힘든 지금이 전도와 선교가 더 필요한 때가 아닐까? 그래서 SAM시애틀은 두 분을 초청하여 우리 지역에, 특별히 전도가 절실한 교회들에는 김 목사의 찬양간증을 통해 ‘우리에게는 돈보다 예수의 생명이 더 소중하고 지금 우리가 큰 은혜와 축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듣게 하고, 민족의 장래에 관심이 있는 성도들과 교민들에게는 박 선교사의 선교사역(지난 11월 분단사상 첫 방북의료진료)보고를 통해 ‘우리 민족에게는 세상의 어느 권세(분단, 분열, 군사, 경제 등)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구하는 일에 우리의 영적인 눈을 뜨게 하는 것과 특별히 미국에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한국인들에게는 “동족을 구해야 할 사명”이 있음을 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지역을 전도하는 일과 동족을 구하는 선교의 일은 양분됨이 없이 서로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이 일은 ‘교회의 꾸준한 전도(동일문화)와 전문화된 동족선교’라는 옷을 입으시고 활동하시는 성령님의 인도를 의지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민족을 향한 성령님의 최종적인 뜻은 ‘민족복음화를 통한 세계선교’를 이루심이다. 그 옛날, 세계를 향해 출애굽을 앞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기억해 보라! 모세를 통해 10가지 재앙을 당한 애굽의 권세들(각종 미신과 우상, 권력 등)은 여호와의 권능으로 초토화되었다. 거기에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유월절’이라는 동일문화(오늘날 전도)를 가질 것과 모세에게는 ‘출애굽’시키라는 사명(동족구원)을 함께 요구하셨다. 모든 애굽인들이 장자의 죽음으로 장례를 하던 날에 주의 백성 이스라엘은 “팔을 휘저으며 당당하게 가나안을 향해 행진했고(민33:3), 이스라엘 백성들의 행군하는 소리에 가나안의 많은 이방강대국들은 이스라엘백성들을 구원시킨 여호와의 이름에 간담이 서늘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샘 시애틀 2주년 찬양선교대회”로 우리가 박세록 선교사의 선교보고와 김종찬 목사의 전도찬양과 만나야 하는 이유도 죽음의 혹독한 권세를 이기고 압록강, 두만강을 당당하게 건너며 세계를 향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찬양할 우리의 동족들이 있고 ‘강을 건너 세계 선교로…’라는 우리의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박상원 목사_샘시애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