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보아도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것 같습니다. 내 욕심에 이끌리다보면 나 밖에 보이질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자연히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나에게 이기심에서 벗어나라고 외친다 해서 이기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말씀하셨습니다. 삶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헌신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직접 이기심을 버리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듣고,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하면 자연히 이기심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성숙할 때는 내 뜻대로 되어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내 뜻대로 될 필요도 없습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 있다면 성 어거스틴 일 것입니다. 어거스틴은 어려서 굉장히 방탕했습니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생아를 낳는 방탕한 삶을 지속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 날 어거스틴이 로마로 간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극구 만류합니다. 어머니의 영향권 아래에서도 이렇게 방탕한 생활을 했는데, 로마에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눈물로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틴은 로마로 갔습니다. 어머니 모니카는 주저앉아 절망하고 낙심했습니다. 당신의 기도와 뜻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 로마에서 어거스틴이 암부로스를 만납니다. 당대의 최고의 복음 증거자이신 최고의 목사님을 만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되었던 것입니다.

탕자 어거스틴에서 성자 어거스틴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어머니 모니카가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되 더 큰 섭리 가운데서 더 선한 길로 이끄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기도 가운데 원하는 저마다의 기도 제목과 소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한대로, 소원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실망하고 낙담하고 좌절까지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내 뜻대로 안되어도 좋다. 라는 배짱을 가져야 합니다. 이 믿음이 진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선악과를 왜 만들어서 타락하게 만들었냐는 항의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좁은 의미에서는 선악과를 왜 만들어서 이런 논쟁을 하게 하시는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를 통해 자신감을 표현하십니다. 인간에게 자유를 주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어떤 실수나 실패나 범죄를 해도 건져내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선악과를 보는 순간에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봐야 합니다. 자신감이 있는 부모는 자식을 풀어주지만 자신이 없으면 못 풀듯이. 우리에게도 믿음으로 맡기고 의지하는 신앙의 자신감이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버려야할 것이 있습니다.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에 대해서 편한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내 일이 아닌 하나님의 일에 초점을 맞추고 헌신해야합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합니다. 그러면 내 문제가 풀리는 현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보는 눈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Jan, 10, 2010 , 목양 실 에서 김 병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