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어머니와의 갈등이 주로 어머니의 간섭에 의한 반발이었다면 아버지와의 갈등은 내 행동이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아버지의 위기의식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의견 타협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배타적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서의 아버지는 충분히 폭넓고, 이해심 많고, 인심 좋게 항상 웃는 분이셨지만 가정에서의 그 이미지는 아집 그 자체 이셨습니다. 나는 번번이 그 권위 없는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아버지로 인해 좌절과 슬픔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위의 예는 청소년들이 흔히 경험하는 부모-자녀간의 갈등을 잘 표현한 것인데, 성인이 되었어도 부모와의 사이에서 일으키는 세대 간의 갈등은 옷차림, 헤어 스타일, 귀가시간, 용돈, 생활태도등 사소한 문제에서 부터 전공 선택, 이성교제, 직업선택, 가치관 등 매우 다양합니다.

사람들에게 부모와 자녀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좋은 관계의 시절이 많지만 때로는 서로 간에 보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관계는 밉다고 끝끝내 미워할 수도 없고 더욱이 혈연관계는 끊어 질수 없는 관계입니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까지20여년이 넘게 부모의 슬하에서 자라다가 독립하여 스스로 자녀를 갖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가 되지만 서로 간에 이해가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으로 부모의 보호욕구와 자녀의 독립욕구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맨 처음 부모와 자녀 관계는 보호와 의존의 관계에서 시작되는데 점점 자녀들이 성장해서 청소년이 되면 자녀들은 의존과 독립의 욕구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면서 차츰 부모로부터 독립해 갑니다. 그런데 부모는 이러한 자녀들의 독립을 견제하며 권위를 행사하여 자녀들을 보호하고 다루려고 합니다.

이때 부모의 보호욕구와 자녀의 독립욕구의 힘이 서로 상충하여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런 갈등은 특히 중년부모와 청년자녀사이에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자녀가 성장해서 가족관계가 변화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정상적인 갈등입니다.

이러한 갈등을 통해 청년들은 부모로 부터 더욱 분리 되어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갈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인데, 즉 부모의 보호욕구가 너무 강해서 자녀의 분리와 독립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한국의 가족체계는 가족의 응집성이 높은데 그것은 가족구성원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정서적 유대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들은 내 뱃속으로 난 자식이기 때문에 내 아들, 내 딸 하면서 자녀의 장래나 행동에 지나치게 관여하려 합니다. 이런 과보호적 가족기능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데 청년들의 자아발달을 방해합니다. 이런 청년들은 자율성과 독립성이 부족하여 미래를 위한 인생 설계 준비 작업에 어려움을 갖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도록 경제적,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혹시 여러분의 가정은 과보호로 인한 갈등은 없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