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부모를 찾아, 고향을 찾아 떠나는 추수감사절. 린 로얄스(Lynn Royals) 씨도 어머니와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시카고로 오랜만에 돌아 왔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에 그녀는 자신들만의 안락한 집에서 칠면조를 굽기보다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이 더 외로운 이웃을 위해 칠면조를 굽기로 했다. 이미 11월달 중순 린 씨의 어머니는 시카고 구세군 본부로 전화해 “올해 구세군이 추수감사절에 하는 이웃 돕기 행사가 없느냐”고 문의했다. 구세군 본부는 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의 추수감사절 디너를 소개해 줬다고 한다. 지난해 메이페어교회가 시작한 추수감사절 디너는 추수감사절이 더 외로운 지역사회 이웃들이 함께 칠면조를 나누는 가장 대표적 행사가 된 듯하다. 린 씨는 어머니를 따라 이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

세상에서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을 하지만 교회에서는 “섬기는 종이 곧 주인이다”라는 말을 한다. 린 씨도 올해 추수감사절은 섬기는 종으로서 지역사회의 주인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린 씨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웃을 생각하며 메이페어교회로 와서 자원봉사했다. 총 1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요리와 서빙, 청소를 맡았으며 도미닉스, 중부시장, 아씨마켓, 스타벅스 등이 음식을 제공했다. 이중 도미닉스는 이번 행사를 위한 모든 칠면조를 한번에 도네이션 하기도 했다. 처음 해 보는 음식 서빙에 서툰 점도 많았다. 그러나 ‘사랑’과 ‘섬김’이라는 큰 메시지 안에서 그 정도 미숙함은 오히려 감동이었다. 린 씨처럼 나이가 지긋한 부모와 함께 이번 행사에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과 나온 젊은 부부도 많았다. 이 어린이들은 자기 또래의 어린이들에게 직접 음식을 가져다 주며 “더 필요한 것이 없느냐” 열심히 물으며 뛰어 다녔다. 총 150명의 자원봉사자 중 한인이 절반, 백인, 히스패닉 등 미국인이 절반이었다. 한인들은 메이페어교회 성도 50명, 한인회, 한인여성회, 마당집 등에서 35명이 참여했다. 이 150명 지원봉사자들이 섬긴 사람은 총 350명이었다. 메이페어교회는 메이페어와 알바니 지역의 주민들에게 이번 행사를 구두로 홍보해 왔으며 이 숫자는 지난해 300명에 비해 약간 늘어난 수치다. 당초 예상했던 500명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메이페어교회와 150명 자원봉사자가 만들어낸 사랑과 섬김은 그 이상의 감동을 만들어 냈다. 린 씨는 “정말 멋진 일이다. 추수감사절에 이웃과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추수감사절 당일은 이웃을 위해 보내고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또 다른 추수감사절로 지킬 계획이라고 한다.

추수감사절 디너 후에는 메이페어교회가 자랑하는 브라스밴드와 한인음악인들이 만들어내는 베네핏 콘서트가 있었다. 브라스밴드는 잘 알려진 성탄 찬송가와 CCM을 관악기의 웅장한 소리로 연주하며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테너 이경재와 피아니스트 송지은은 정상급 음악인답게 최상의 화음을 선보였다. 이경재는 오페라 아리아부터 주기도문, 거룩한 밤 등을 연달아 불렀고 특히 한국 전통곡 ‘뱃노래’를 선물했다. 뱃노래는 이날 콘서트에 참여한 2백명 청중들의 박수와 큰 환호를 받았다. 이 콘서트 중에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시작을 알리는 타종식이 있었으며 장호윤 사관이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감사에 대한 주제로 짧게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