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한국전쟁)을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도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사실을 모두 고르면?(3점)》
2009년 11월10일 치러진 서울 시내 X여중 3학년 사회문제 질문이다. 설문의 정답은 『(ㄴ)미국이 애치슨라인을 발표할 때 한반도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 (ㄷ)전쟁 시작 전에도 38도선 부근에서 크고 작은 교전이 계속되었다』이다.
기사를 제보한 A씨는 자녀를 X여중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이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는 6.25전쟁을 「남한과 미국이 일으켰다」고 오해하게 만든다. 백보 양보해 브루스 커밍스 류(類)의 「미국의 김일성 남침 유도설」에 대한 근거를 묻는 질문이라 해도, 중학생들에게 전후맥락 설명 없이 물으면, 6.25전쟁은 김일성의 남침(南侵)이 아닌 우리의 북침(北侵)이라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남한(南韓)이 전쟁을 도발(挑發)했다」는 주장의 「역사적 사실(事實)」을 묻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근거 없는 거짓을 뒷받침할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가능한가? 결국 이 문제엔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도발이며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기자는 문제를 출제한 K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K교사는 문제의 취지에 대해 『6.25전쟁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으며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출제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K교사와 문답이다.
Q. 문제를 읽으면 다양한 견해의 소개라기보다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이 도발했다는 식의 오해를 갖게 한다. 그렇지 않은가?
A. 다양한 원인을 가르치고 토론케 함으로써 사고력을 키우려는 의도였다. 애치슨라인을 통해 남침을 유도했다는 부르스 커밍스의 이론은 널리 알려진 이론이다. 고교교과서에도 나오고, 수능시험에도 출제된 바 있다.
Q. 설령 부르스 커밍스 주장대로 미국이 김일성 남침을 유도했다는 것을 사실로 인정한다 해도 그것이 미국이 도발(挑發)한 것, 심지어 남한이 도발(挑發)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A. 유도한 것과 도발한 것이 무엇이 다른가?
Q. 6.25전쟁이 김일성의 도발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도 어린 학생들에게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이 도발했다는 설문을 낸다면 왜곡된 역사를 가리키는 게 아닌가?
A. 역사를 단선적으로 보는 것이 더 위험하다.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을 한 가지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역사왜곡이다. 기자의 질문 취지를 알 수 없다. 더 이상 취재에 응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Q.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전교조 소속인가?
A. 아니다. 결코 아니다.
K교사는 6.25전쟁 원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르쳤고, 그 가운데 브루스 커밍스의 「6.25남침 유도설」에 대한 근거를 적으라는 시험문제를 냈다고 일관되게 설명했다. 그러나 기사를 제보한 A씨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자녀는 물론 다른 아이들도 『수업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6.25전쟁은 남한, 미국이 도발했다고 배웠다』고 말했다며, 10여 장의 노트필기와 프린트물을 스캔해서 보내줬다. 여기는 『6.25전쟁의 원인은? (1)미국이 애치슨라인을 발표할 때 한반도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 (2)전쟁 시작 전에도 38도선 부근에서 크고 작은 교전이 계속되었다.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도발했다』고 적혀 있다. 시험문제와 같은 문답이며 5명 아이들의 노트필기와 프린트물에 적힌 내용 역시 모두 같았다.
K교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수업시간은 물론 보충수업 시간에도 6.25전쟁의 여러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도발했다는 시각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내용이다 보니 여기에 대한 질문과 설명이 많았다. 아마 아이들도 새로 듣는 내용이다 보니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필기한 것 같다. 특히 보충수업이 아닌 본(本) 수업에서는 이러한 해석이 하나의 견해일 뿐임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취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역사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한 교사의 의도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교사의 수업권 침해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언론중재위(委) 제소 및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문제 제기 의사도 내비쳤다.
기자는 직접 수업을 들은 학생을 찾아 실제로 어떠한 수업이 이뤄졌는지 물어보았다. 학생의 대답은 교사의 설명과 달랐다. 이 학생은 『선생님이 어떤 의도로 수업을 하신건지 모르겠고 다른 반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반의 저나 다른 친구들은 6.25가 남한과 미국이 도발한 것으로 듣고 이해했다』며 『본(本) 수업에서도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상(以上)이 기자가 취재한 팩트(fact)의 전부이다. 학생의 보호를 위해 관련자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관련된 시험문제와 보충수업 프린트물 및 필기내용을 첨부한다. 평가와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리버티 헤럴드 김성욱 기자-
2009년 11월10일 치러진 서울 시내 X여중 3학년 사회문제 질문이다. 설문의 정답은 『(ㄴ)미국이 애치슨라인을 발표할 때 한반도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 (ㄷ)전쟁 시작 전에도 38도선 부근에서 크고 작은 교전이 계속되었다』이다.
기사를 제보한 A씨는 자녀를 X여중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이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는 6.25전쟁을 「남한과 미국이 일으켰다」고 오해하게 만든다. 백보 양보해 브루스 커밍스 류(類)의 「미국의 김일성 남침 유도설」에 대한 근거를 묻는 질문이라 해도, 중학생들에게 전후맥락 설명 없이 물으면, 6.25전쟁은 김일성의 남침(南侵)이 아닌 우리의 북침(北侵)이라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남한(南韓)이 전쟁을 도발(挑發)했다」는 주장의 「역사적 사실(事實)」을 묻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근거 없는 거짓을 뒷받침할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가능한가? 결국 이 문제엔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도발이며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기자는 문제를 출제한 K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K교사는 문제의 취지에 대해 『6.25전쟁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으며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출제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K교사와 문답이다.
Q. 문제를 읽으면 다양한 견해의 소개라기보다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이 도발했다는 식의 오해를 갖게 한다. 그렇지 않은가?
A. 다양한 원인을 가르치고 토론케 함으로써 사고력을 키우려는 의도였다. 애치슨라인을 통해 남침을 유도했다는 부르스 커밍스의 이론은 널리 알려진 이론이다. 고교교과서에도 나오고, 수능시험에도 출제된 바 있다.
Q. 설령 부르스 커밍스 주장대로 미국이 김일성 남침을 유도했다는 것을 사실로 인정한다 해도 그것이 미국이 도발(挑發)한 것, 심지어 남한이 도발(挑發)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A. 유도한 것과 도발한 것이 무엇이 다른가?
Q. 6.25전쟁이 김일성의 도발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도 어린 학생들에게 6.25전쟁이 남한과 미국이 도발했다는 설문을 낸다면 왜곡된 역사를 가리키는 게 아닌가?
A. 역사를 단선적으로 보는 것이 더 위험하다.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을 한 가지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역사왜곡이다. 기자의 질문 취지를 알 수 없다. 더 이상 취재에 응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Q.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전교조 소속인가?
A. 아니다. 결코 아니다.
K교사는 6.25전쟁 원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르쳤고, 그 가운데 브루스 커밍스의 「6.25남침 유도설」에 대한 근거를 적으라는 시험문제를 냈다고 일관되게 설명했다. 그러나 기사를 제보한 A씨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자녀는 물론 다른 아이들도 『수업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6.25전쟁은 남한, 미국이 도발했다고 배웠다』고 말했다며, 10여 장의 노트필기와 프린트물을 스캔해서 보내줬다. 여기는 『6.25전쟁의 원인은? (1)미국이 애치슨라인을 발표할 때 한반도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 (2)전쟁 시작 전에도 38도선 부근에서 크고 작은 교전이 계속되었다.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도발했다』고 적혀 있다. 시험문제와 같은 문답이며 5명 아이들의 노트필기와 프린트물에 적힌 내용 역시 모두 같았다.
K교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수업시간은 물론 보충수업 시간에도 6.25전쟁의 여러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남한과 미국이 전쟁을 도발했다는 시각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내용이다 보니 여기에 대한 질문과 설명이 많았다. 아마 아이들도 새로 듣는 내용이다 보니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필기한 것 같다. 특히 보충수업이 아닌 본(本) 수업에서는 이러한 해석이 하나의 견해일 뿐임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취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역사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한 교사의 의도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교사의 수업권 침해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언론중재위(委) 제소 및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문제 제기 의사도 내비쳤다.
기자는 직접 수업을 들은 학생을 찾아 실제로 어떠한 수업이 이뤄졌는지 물어보았다. 학생의 대답은 교사의 설명과 달랐다. 이 학생은 『선생님이 어떤 의도로 수업을 하신건지 모르겠고 다른 반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반의 저나 다른 친구들은 6.25가 남한과 미국이 도발한 것으로 듣고 이해했다』며 『본(本) 수업에서도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상(以上)이 기자가 취재한 팩트(fact)의 전부이다. 학생의 보호를 위해 관련자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관련된 시험문제와 보충수업 프린트물 및 필기내용을 첨부한다. 평가와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리버티 헤럴드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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