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과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 이하 100주년기념교회)간의 공방과는 별도로 유니온교회(담임 오텡 보아텡 목사)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의 50% 소유권을 주장하며 제기한 민사소송으로 인해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하 기념사업협의회)와 교회측이 지속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현재 유니온교회측이 조정을 신청한 상황으로 지난 주 목요일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정한 조정위원과 기념사업협의회 및 유니온교회측이 면담을 가졌으며 오는 21일에는 4차 조정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다. 조정위원은 연세대 박정세 교목실장과 이화숙 교수(법과대학)가 맡았다.

또 이 과정에서 불법으로 계약된 39기의 묘지 당사자들에게 영락교회(담임 이철신 목사)측이 교회 묘지인 영락동산에 안치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등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유니온교회는 양화진 묘원을 둘러싸고 100주년기념교회와 갈등이 시작된 곳으로,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 피터 언더우드와 린튼 존(인요한 신촌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등으로 구성된 경성구미인묘지회와 함께, 100주년기념교회에 의해 예배 장소를 빼앗겼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이들은 기념사업협의회를 상대로 형사고소(공원녹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건)를 제기했으나 재정신청까지 진행된 끝에 ‘무혐의’로 종결됐고 양화진 묘지 및 당초 예배 장소였던 선교기념관의 2분의 1 재산권을 주장하는 민사소송을 재차 제기했다.

지난주 3자간 만남에는 기념사업협의회측에서 부이사장 강영훈 목사, 상임이사 김경래 장로, 사무총장 정용섭 장로가, 유니온교회측에서 피터 언더우드, 린튼 존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유니온교회측은 소유권 주장과 함께 선교사 후손이나 유니온교회 등 적법한 관리자를 세워야 함을 주장했으나, 기념사업협의회측은 소유권 분배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며 매장이 금지된 실정법상 타지에 묘지를 마련할 것과 “쫓아냈다”는 주장에 대한 사과 등을 제안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사업협의회는 2차 조정위원회까지는 불참했으며 3차부터 참여해왔다. 상임이사 김경래 장로는 “‘100주년기념교회가 묘지를 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미 법적으로도 명백하게 밝혀졌다. 생명을 바친 선교사들의 묘원이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땀과 눈물을 흘려가며 보존시켰지만 계속 같은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묘지를 어떻게 둘로 나누는가. 언더우드가(家)의 묘, 아펜젤러가(家)의 묘는 어떻게 하고 성공회, 구세군, 감리교 등 교단별로도 나뉘어 있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며 “영락교회 묘지 마련 등과 여러 방안을 제안하고 있지만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반면 유니온교회측은 “법적인 부분은 절차상의 실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협의회 연합기관 성격 작아 통합측 지나친 개입 반발도

한편 100이재철 목사는 권사 장로 호칭제를 문제로 통합 서울서노회가 출석 명령을 내렸던 8일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통합측의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지난 제94회 총회에서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키로 한 통합측의 향후 대응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기념사업협의회는 이사장 정진경 목사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두 달 넘게 이사회를 소집하지 못하고 있으며 6명으로 임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제안한 5개 합의사항도 기념사업회측에 공식적으로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 “교계의 큰 어른이 소천하신 만큼 충분한 자숙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전해지며 강병훈 목사 직무 대행 체제로 이번 달 내에 이사회를 소집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협의회에는 통합측 이사로 김삼환 목사, 이종윤 목사, 이성희 목사 등 7명이 등재되어 있는 만큼 자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견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기념사업협의회를 구성하는 이사진이 교단들의 파송이사가 아닌 개인 자격에 따른 것인 만큼 연합기관으로서의 성격이 상징적인 측면에 지나지 않다는 점도 통합측의 지나친 개입에 반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