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길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216쪽|10,000원


1.5세로 현재 나성영락교회 교육부 총괄목사, 남가주한인교육사역자협의회 회장으로 있는 저자는 “2세의 특징적 요소를 미리 알고 있으면 보다 효과적인 자녀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 세 아이를 둔 저자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이민가정의 성경적 자녀양육법의 결과물로 <코메리칸 자녀교육>을 최근 내놓았다. 이는 지난 6월 선보인 <디아스포라 2세 교육목회>의 연장선이자 어쩌면 결론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전 책이 이민교회의 입장에서 2세 교육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신간은 이민가정의 입장에서 2세를 향한 성경적인 양육법을 제시한다.

‘이민가정을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라는 책 부제가 말해주듯 책은 이민가정의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1부와 자녀에게 기독교 신앙을 물려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한 2부로 이뤄진다.

1부는 이민가정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확대해 찬찬히 본질에 접근한다. 이는 이민가정을 바로 아는 것이 자녀교육의 첫걸음임을 시종일관 생생하게 보여주는 단계로 1세와 1.5세 그리고 2세가 이민자로 정착하기까지를 비교해준다. 다시 말해 가정 내 구성원들이 어떤 과정을 밟아가며 이민자로 정착하고 특히 자녀의 경우 정체성을 확립하는지를 설명한다. 이어 이중언어의 중요성과 실제적 제안, 자녀들의 주류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부모의 역할 등 주요 궁금증을 차례로 풀어준다. 물론 여기에는 1.5세 저자가 이민자로 보내며 겪어야 했던 정체성의 혼란과 자살까지 생각했던 학창시절의 어려움 등을 진솔하게 공유하고 있어 유익하다.

저자는 이어 이민가정의 현주소를 진단하면서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집안에 어른이 있다 해도 개인주의, 자유주의 등 북미의 가치관과 사상에 익숙해져 버린 자녀와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부모는 자녀교육의 책임을 학교나 교회에 전가하려 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학교는 한국과 달리 학생의 자발적인 참여를 중요시하고, 교회의 경우 학생이 실제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제한적인 만큼 결론적으로 부모의 교육적 역할이 지대할 수밖에 없으니, 가정교육에 목숨을 걸라고 결론 내린다.

그리고 그 실제적인 방법은 2부에서 열거하고 있다. 여기에는 생활교육, 인적교육, 그리고 신앙교육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물론 처음과 끝은 신앙교육이다.

“이민 와서 살아가는 2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신앙교육이 중요합니다. 이민자와 소수민족으로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내가 누구인가?’라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신앙 안에서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민학자들은 이민생활을 하는 모든 소수민족들의 삶을 가리켜 ‘변두리 인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삶에 바른 신앙이 자리잡히면 그는 더 이상 변두리 인생을 살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중심의 삶을 살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좋은 학교, 좋은 학군을 선호하지만 정작 분위기 좋은 가정, 친밀한 대화가 오가는 가족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며 가정이 모든 교육의 중심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자녀와 함께 이민을 생각 중이거나, 현재 이민가정으로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주제와 그걸 풀어가는 능수능란함까지 갖춘 길잡이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