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일컬어 가슴을 썩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장사를 하셨던 저의 부친은 장삿꾼의 똥과 선생님의 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까다로운 손님의 비위를 맞추어야 하는 비즈니스와 철없는 제자들을 인내하며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의 속이 그만큼 타들어간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번 주에 호세아서를 읽으며 하나님의 속이 우리보다 더 새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상을 숭배하고, 음탕한 짓을 즐기며,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팔고, 두 마음을 품은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집념은 눈물어린 것이었습니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는 주님의 사랑, 그 마음을 과연 우리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교회 안에서도 대인관계의 갈등이 있습니다. 갈등의 종류는 수없이 많지만 몇 가지만 든다면(1)자기가 하는 일에서 공로를 인정받고자 하는 사람과의 갈등입니다. 열심 자체가 문제가아니라 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느냐는 섭섭함, 또 다른 사람들은 왜 자신처럼 한 마음으로 따라와 주지 않느냐는 불평이 문제가 됩니다. (2)다른 사람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데서 생기는 갈등입니다. 착하다는 말과 얌전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많습니다. 평소 잘하는 사람에게는 적게 칭찬하고, 잘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소한 일조차도 더욱 많이 칭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매사 부정적인 사람과의 갈등입니다. 리더가 새로운 비전이나 안건을 제시하면 안 되는 쪽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건설적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사사건건 반대하는 사람은 어느 공동체에나 있습니다. (4)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입니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다가 뒤에 가서 수군거리는 사람입니다. 추진력이 없어 나약하면서도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사람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공동체의 잠재력은 마비될 때가 있습니다.

연약하고 죄 많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갈등을 해결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요?

(1)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어느 선배목사님이 들려주신 얘기 가운데,
“목회는 내가 하는 것(Doing)이 아니고 되는 것(Being)라고”하신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을 때에도 저는 찬양하고 말씀읽고 기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관계가 불편해지면기뻐하기가 힘들지만 아무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주님이 주신마음은 언제나 사랑하는마음이기 때문입니다.

(2)용기를 내어 만나보고 대화를 나눕니다.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나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님을 경험합니다. 경청하는 것처럼 좋은 방법은 없겠지요.

(3)나를 훈련시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내가 존중히 여김을 받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을 존중히 여기고, 그들이 진정 행복하기를 빌어줍니다.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시고, 겸손하게 해주시는 하나님께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해받고 사랑받는 죄인,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