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LA 베델한인교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배 목회자들의 생생한 현장목회 경험담이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미묘한 떨림과 감동으로 전해졌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미래목회 세미나는 북미주 및 한국의 부목사, 전도사, 선교사를 대상으로 변수 많은 이민목회 현장에 맞는 실전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인 만큼 열기가 남달랐고, 목회자의 리더십, 교회성장과 부흥부터 재정과 윤리 문제까지 대화내용도 다양했다.

원래 미래목회 세미나는 손인식 목사가 한인교회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교회성장세미나가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후배 목회자를 위한 비슷한 자리가 필요하다는 건의로 작년부터 시작했다. 올해가 2회째로 18일, 19일 양일간 열리며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100여명 선으로 이들은 LA를 필두로 뉴욕과 아틀란타 등 미동부와 멀리 한국서도 찾아와 더 나은 목회를 위한 지식과 영감을 얻고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강사들의 강의 내용 요약.

이민교회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에브리데이교회 최홍주 목사


성장하는 교회는 공통점은 강단이 힘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교회를 선택하는 제1 기준도 바로 설교이다. 때문에 설교자는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읽거나, 심지어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도 설교를 생각한다. 또한 한 편의 설교를 끝내고 내려오는 그 순간부터 다음 설교에 대한 부담이 파고들어온다.

설교는 목회자에게 부여된 가장 큰 의무이다.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교육, 상담, 심방, 행정, 전도, 봉사, 목양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다. 하지만 어떤 부분들은 평신도에게 분담이 가능한데 설교는 어떤가? 설교는 목회자의 가장 본질적인 사역이기에 십자가이긴 하지만 동시에 영광스러운 특권이다.

설교를 잘하기 위해 좋은 설교를 많이 들어라. 흉내를 내다보면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의사에게 수련의 과정이 중요하듯 설교자가 누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성경의 상황 속에 넣어 보고 생생하게 그려 보라. 특히 간증이 있는 설교가 주효하다.

건강한 교회 성장과 부흥의 원리는 무엇인가?
ANC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


성도들을 모이게 하고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힘이 비전이다. 그리고 그 교회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행정의 경우 성도들 간에, 그리고 교회 조직 간에 불필요한 충돌과 힘의 손실을 막아준다. 특히 리더십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올 수 있는데 우리 교회의 경우 일정 기준 이상이 되는 모두를 안수집사로 세우고 또 장로 직분자는 후보자 모두를 표결에 붙여 다득표자 순으로 뽑고 있어 잡음이 적었다.

교회 건물은 부흥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므로 부흥과 성장을 따라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파킹랏 문제도 마찬가지다. 성장하는 교회라면 늘 이 두 가지를 숙명적으로 고민하게 되는데 역으로 더 이상 교회가 이 문제로 고민하지 않게 되는 순간 교회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신호이다. 힘들더라도 조심씩 이 부분을 개선해나가야 성장이 둔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 참여자가 일부 대형교회가 브랜드를 앞세워 쉽게 개척하는 경우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물었다.

우선 할 말이 없다(웃음). 브랜드뿐이라면 안되겠지만 그만큼 훈련을 받았고, 프로그램이 있고, 목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라면 분명 도움이 된다. 사실 그렇게 개척해서 안 되는 곳도 많았다. 분명 큰 건물에 대형시스템으로 월마트 세우듯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물량공세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도 베이커스필드에 캠퍼스를 시작했을 때 인근 교회가 긴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개척교회와 같이 시작하고 현재도 사역하니 그런 오해는 풀렸다.

후배 사역자를 위한 진솔한 충고도 이어졌다.

부교역자는 사역의 동역자이지 하수인이 아니다. 심부름한다는 마음으로 사역해서는 안 된다. 담임목사가 다 할 수 없으니 한 부분을 전적으로 맡아서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또 하나님이 목회자로 부른 이상 성도들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라도 목자는 양들에게 일방적인 관계다. 일방적인 섬김과 사랑을 줘야 한다. 어떤 댓가를 바라거나 안 좋은 영향을 받거나 해서는 안 된다. 사랑의 관계니 환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해야 갈등이 없어진다. 제가 성도와의 관계에서 자랑하는 전적도 100전 100패이다.

▲정인수 목사가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연합장로교회
교회 안에 크고 작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목사


목회자에게는 다양한 갈등과 내적인 어려움이 올 수 있다. 욕구 불만족이나 말씀과 삶의 이중성에서 오는 죄책감, 능력의 한계에서 오는 좌절감, 동료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압박감, 물질적인 어려움 등이 늘 따라온다. 그렇기에 목회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목표가 없다면 이러한 것들에게 노예화 될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교회적으로 오는 갈등이 많은데 이 모든 갈등과 위기를 하나님이 주신 영적 시험이라 생각하고 하나님만 의지할 때 은혜의 파도를 경험할 수 있다. 결국 목회를 돌아볼 때 갈등은 유익했다. 당시에는 힘들게 했던 성도들이 돌아보니 저의 부족함을 일깨운 스승이었다.

처음 부임해서 교회를 보니 당회가 권위주의에 빠져 있었다. 교회적인 권위는 중요하지만 권위주의는 동맥경화와 같은 것이다. 이 교회 시스템을 목양중심적인 교회로 바꾼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한 곳에 리더십이 묶인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에 걸쳐서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토록 하니 교회에 변화가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장로들과 갈등한 것도 사실이다. 여러분이 가야 할 목회 현장은 낭만적인 곳은 분명 아니다. 이것이 이민교회의 적나라한 현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갈등 가운데 하나님만 의지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고 정말 놀랍게 당회에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서 저 자신의 영적 리더십이 새롭게 세워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한편 19일 세미나는 정인수 목사, 손인식 목사, 그리고 김승욱 목사가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