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날 기미가 보이는 2009년 후반기, C1 회계사무실에는 창업을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시욱 회계사가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무료창업강좌는 짧은 시간 안에 창업, 경영의 노하우를 듣고자 하는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자료를 분석하고 이론만 제시하고 마는 컨설팅이 아니라 직접 나가 발로 뛰고, 고객의 입장에서 주어진 환경 가운데 ‘성공’으로 이끄는 키워드가 뭔지 고민한다는 정시욱 회계사는 “지금까지 한번도 실패해 본적이 없다”고 자신한다.

“한번은 일식당을 하시는 고객 분이 문의를 해왔어요. 방문해보니 인테리어 등으로 초기 셋업 비용이 많이 들어간 곳인데 가격은 중간대였고, 2마일 이내에 일식당만 3개 이상 있었죠.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어렵다고 가격을 내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고급화 전략을 써보라고 권했어요. 처음엔 반신반의 하셨지만 조언대로 하니 고급 일식당을 찾아 멀리까지 가던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였고, 특별한 날, 손님을 대접할만한 곳으로 월 매상이 1만불 이상 올랐어요.”

자택에서 일반 회계업무로 시작해 지난 11월 지금의 사무실을 오픈 한 정시욱 회계사는 2008년을 기준으로 올해 세무보고를 해보면 90%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힘든 상황 속에서 고객 분들이 ‘서바이브(Survive)’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창업강좌를 열게 됐다”고 했다.

C1에서 제시하는 창업의 비결 세가지는 ‘현금, 고객확보 그리고 PHD’.

▲정시욱 회계사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첫째, 현금 없이는 창업 자체가 힘들고, 최소 6개월을 버틸 수 있는 자본이 필요하다. 둘째, 고객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셋째 Passion(열정), Heart(마음), Desire(욕구)가 맞아 떨어져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족스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짧은 시간 창업강좌지만 참석자들은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실패하지 않았을 텐데…’ ‘돈이 있다고 사업을 무작정 시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았다’고 소감을 전한다. 강좌를 듣고 확실한 지침대로만 하면 최소한 반 정도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시욱 회계사. 인터뷰 서두에서 창업 실패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질문을 던진 그는 무려 92%가 창업 이후 실패한다고 자답[自答]했다. 누구나 ‘대박’ 성공을 꿈꾸지만 100명 중 8명만이 성공하는 현실 속에서 이런 노하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서비스 자체를 몰라서 안 되는 사업체를 어떻게든 끌고 가시다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해보고 찾아오시는 경우 너무 늦은 감이 있어요. 비즈니스를 살리려면 최소한의 자본금이 있어야 하거든요. 한인사회에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곳은 C1이 처음입니다. 8월까지 무료로 창업강좌를 오픈하니 많이 오시길 바란다.”

‘한인 커뮤니티에 봉사하며, 이민자들의 아메리칸드림 성취에 도움을 준다’는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세우고 시작한 사업체지만 정작 정시욱 회계사에게도 고비가 있었다. 6개월까지 일 자체보다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시달린 것. 어느 날 “내가 봉사한다고 시작했지만 나만 살려고 일해오진 않았는가?”깨닫고, 하나님 앞에 다시금 처음의 그 마음을 회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는 그는 “자기를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살고자 하니 비즈니스가 되도록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다. 앞으로 주신 달란트를 갖고 지역사회를 섬기는데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